5살 둘째 아들은 첫째 딸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에 다닌다. 올해로 딱 1년을 다닌 셈이다. 지난주에 둘째 아들은 유치원 방학식을 했다. 하지만 주말이 지난 바로 다음 주부터 방학중이지만 돌봄 방과 후 수업으로 보낼 수가 있어 딱히 방학식이라는 것을 미쳐 느끼지 못했다.
집에 와서 아들의 가방을 보니 크리스마스 선물과 함께 아들이 1년 동안 만들고 오리고 붙이고 한 자료들을 모아둔 파일첩이 들어 있는 걸 보고 아뿔싸 5살 선생님들과의 마지막 날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날따라 아들을 하원 시키려 데리러 갔을 때 상담하러 오신 분이 계셔서 바쁘신 거 같아 인사도 제대로 드리지 못하고 왔다는 게 너무나 후회스러웠다.
안 되겠다 싶어 장문의 긴 문자를 유치원 선생님께 드렸다. 그리고 오후반에 계시는 선생님의 전화번호도 좀 알려달라고 부탁을 드렸고 역시나 문자로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사실 겨울방학이 끝나고 마지막으로 볼 날이 있겠다 싶어 그때 선물을 드리려고 했는데 개학을 하고 3월이 되면 바로 6세 반으로 배정이 되고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게 된다는 말을 같은 반 엄마에게 들었다.
그래서 카톡 선물하기로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겠다 싶어 열심히 검색을 하고 고민한 끝에 두 분 선생님께 카톡으로 선물을 보내드렸다. 그런데 잠시 후 선물을 받으신 분이 취소를 하였다는 알림이 왔고 유치원 선생님께 전화가 왔다.
문자로 인사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이렇게 선물까지 보내셨냐면서 죄송하지만 선물을 받을 수가 없다고 말씀하셨다.
평소에도 선생님들은 커피 한잔 아니 생수 한 병 조차도 받지 않으셨고 아이들의 간식이라도 챙겨 보내면 다시 돌려주시곤 했다. 이러니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해 학년 마지막 날 보내는 선물이니까 제발 받으시라고 했지만 원칙상 안된다고 강하게 말씀하셨다. 내가 하도 조르니까 선생님은 그러면 아들이 2년 뒤 7세 때 유치원 졸업식날 선물을 받겠다고 하셨다.
아들이 어린이집에 다닐 때는 늘 자주 선생님들의 간식과 아이들의 간식, 그리고 절기 때마다 선물을 보내드리곤 했었는데 병설유치원에 다니고부터는 그게 안되니까 참 마음이 불편하기도 하고 항상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아들이 처음 유치원에 갔을 때 일주일 정도를 울면서 등원했던 기억이 난다. 그 아들이 요즘은 주말에도, 공휴일에도 유치원에 가고 싶다고 할 정도로 재미있어하고 좋아하는데 그렇게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챙겨주시고 돌봐주신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