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항상샬롬 Jan 07. 2022

거 좀 줘봐요

이런저런 이야기 135

  며칠 전 동네에 새로 오픈한 대형 마트가 있어 남편이랑 오픈 할인 제품 득템도 할 겸 다녀왔다. 엄청나게 큰 마트였고 사람들도 제법 많았다.


  마트 입장 전에 QR코드와 체온 체크를 하고 입구 쪽에 전단지가 있길래 전단지도 하나 집어 보면서 마트 안으로 입장했다.


  그런데 50대로 보이는 어떤 남자분과 마트 유니폼을 입은 여자 직원분이 우리 쪽으로 오더니 내가 보고 있던 전단지를 그 남자분이 확 잡아채가면서 하는 말.

"거 좀 줘봐요!"


  남편과 나는 깜짝 놀라기도 하고 우리가 뭘 잘못했나 싶어 가만히 있었는데 나는 속으로 '여기 사장님이신가? 아니 사장님이면 더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유니폼을 입은 여자 직원분이 민망한 얼굴로

"손님, 이건 이분들 전단지고요. 새 전단지는 입구 밖으로 나가시면 있어요. 거기 저랑 같이 가세요."라며 전단지를 우리에게 다시 돌려주면서 그 남자분과 함께 입구 쪽으로 지나갔다.


  남편과 나는 둘이 마주 보고 방금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며 황당하고 어이없어했다. 당당하게 큰 목소리로 우리의 전단지를 확 가져가서 본다니.


  정말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전단지를 확 가져가 버리니 우리는 아무런 말도 못 하고 아무런 행동도 취할 수가 없었다는 게 불쾌하고 기분 나쁜 일이었는데 그냥 헛웃음이 자꾸 나왔다.


  너무나 당당하면 반대로 내가 잘못했다고 느낄 수가 있구나. 흠.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이었다.



태국에 있던 마트 풍경

 


  


  

작가의 이전글 유치원 선생님께 선물을 못한다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