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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Jan 27. 2022

딸의 처음을 축하하며

시시콜콜 육아 이야기 44

  이삼일 전부터 딸아이가 속옷에 갈색이 묻는다고 했다. 5학년이 된 딸아이라 올게 왔구나 싶었다. 부랴부랴 인터넷으로 위생팬티와 귀여운 생리대 파우치를 주문했다.


  주변 엄마들 말이 갈색이 묻고 바로 본격적으로 초경이 시작되는 아이가 있고 몇 달 뒤 그러니까 최대 1년 내에 언제든 아무 때나 초경을 하는 아이들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우리 딸은 어제부터 본격적으로 초경이 시작되었다. 요즘은 초경도 빨라서 3학년 때부터 하는 아이도 있다는 말을 많이 들은 터라 나는 딸아이에게 4학년이 되자마자 초경에 대해 가르쳐 주었고 생리대 사용법도 알려주었다. 그래서인지 다행히 딸아이는 그다지 놀라지 않은 눈치다.


  그러나 남편은 무척 놀라면서 기분이 묘한가 보다. 나도 기분이 이상한데 남편은 오죽할까. 그래서 남편에게 집에 오는 길에 케이크를 사다 달라고 했다. 딸에게 초경파티를 함께 해주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나는 '생리를 시작한 너에게'라는 책을 주문했다. 검색해보니 내용이 제일 맘에 들어서 딸아이에게 선물로 주려고 말이다.


  딸이 학원에서 오자마자 남편과 나는 딸아이를 안아 주었고 맛있는 케이크를 함께 먹으며 딸의 초경을 축하해 주었다.


  내가 5학년 때도 엄마는 초경을 시작한 나를 꼭 안아주었고 케이크를 사주셨던 기억이 난다. 어쩜 초경을 시작한 때도 딸은 나를 닮아 이리도 똑같은지.


  엄마인 내 눈에는 마냥 어리게만 보이고 그냥 소녀소녀 한 거 같은데 이제는 소녀가 아닌 청소년이 된 거 같아 기분이 참 이상하다.


  3학년이 되자마자 이마에 여드름이 나기 시작했고 엄마인 나에게 짜증도 나고 화도 내면서 사춘기도 싶었는데 초경을 시작하는 딸아이를 보자마자 이제는 진짜 사춘기가 시작한 아이로 온전히 봐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발 엄마의 심한 생리통은 닮지 않기를.


https://brunch.co.kr/@sodotel/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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