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숙소는 공항 바로 근처 10분도 안 걸리는 곳이었는데 나름 가성비 좋은 호텔이었다. 밤에 들어왔으니 잠만 자고 갈 곳이라 비싸지 않은 숙소를 선택했는데 깨끗하고 나름 넓어서 좋았다.
아직은 어린 둘째 때문에 온돌방으로 신청했는데 그래도 침대가 두 개였다. 하지만 침대 하나는 상태가 영 좋지 않아 사용하지 않았고 남은 침대는 남편이 자고 나는 아이들과 함께 바닥에서 잤다.
비염이 있는 아이들이라 휴대용 가습기도 챙겨갔는데 외풍이 심한 방이고 제일 꼭대기층이라 바람은 엄청 많이 들어왔으나 온돌 바닥이 엄청 뜨끈해서 정말 좋았다. 아래는 뜨끈하고 위로는 선선하고. 마치 한옥 같은 기분이었다.
화장실이 너무 추워서 샤워도 못했지만 그래도 나름 만족한 속소였다. 간단하게 인스턴트 미역국밥을 챙겨 먹고 우리는 둘째 날 일정을 시작했다.
검색을 하다 알게 된 제주 올패스 48시간을 예약해서 다녔는데 나름 쏠쏠하게 잘 사용했다. 제주 올패스에도 포함된 곳이기도 한 에코랜드를 제일 먼저 가기로 했다.
이번 여행은 첫째 딸아이가 2살, 5살 때 오고 세 번째로 온 제주도였는데 그때 다녀왔던 에코랜드가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어 우리는 둘째에게도 보여주고 싶어 에코랜드로 간 것이었다.
우리가 제주도에 도착한 날은 비가 왔고 다음날 새벽에는 눈이 와서 바닥에 좀 쌓여 있었다. 바람도 엄청 세고 추웠지만 늘 3월에만 온터라 봄의 제주만 보다가 눈도 쌓인 겨울의 제주도도 보게 되니 너무 신기하고 좋았다.
에코랜드에 도착해서 에코랜드 내에 있는 기차를 타고 그 넓은 곳을 왕복으로 다녀왔다. 아들은 처음 타는 기차라 처음에는 신기해하다가 나중에는 시시하다고 했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는 빨리 내리고 싶다며 또 징징거리길래 중간 편의점에서 파는 핫바 하나를 물려주니 역시나 기분 좋아하는 둘째였다.
점심을 먹으러 향한 곳은 우리가 제주도에 올 때마다 꼭 먹는 식당이었다. 해안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나오는 식당으로 성게칼국수만 하는 나름 유명한 곳이다. 끝 맛이 살짝 매콤한 맛이 나긴 하지만 담백한 국물이 끝내주는 진짜 맛집이다.
아이들 모두 어찌나 잘 먹던지 둘째가 엄치척이란다.
그다음은 고흐의 정원으로 갔다. 와, 이곳은 정말 너무너무 만족함이 최고였던 곳이었는데 다양한 체험거리도 많고 직원분들 모두가 어쩜 그리 친절하신지 완전 감동을 한 곳이었다. 고흐의 작품이 있는 정원에서 미로 찾기도 하고 파충류와 기타 동물들을 만져보고 먹이도 주는 체험을 했다.
고흐 박물관에 들어가니 AR로 움직이는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정말 신기했다. 다시 밖으로 나오자 작은 유채꽃 밭이 있어 화사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마지막에는 카페 같은 공간에서 고흐의 작품을 색칠해 볼 수 있는 곳도 있었고 식빵을 구워 쨈과 함께 무료로 먹을 수도 있어 우리는 잠시 쉬어 갈 수도 있었다.
이제 슬슬 두 번째 숙소로 향했는데 중간에 마트에서 저녁과 다음날 아침 먹거리를 쇼핑해서 들어갔다.
두 번째 숙소에서는 이틀을 묵었는데 아이들이 숙소 앞에 내리자마자 어찌나 좋아하든지. 넓은 잔디마당에 강아지 두 마리가 있고 의자도 있고 미니골프장도 있었다.
마치 전원주택 같은 곳이라 아이들은 좋은가보다. 우리가 배정된 숙소도 2층 건물 중 1층이라 아이들은 마음 놓고 신나게 뛰어다닐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