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월경을 할 날짜가 다가오면 ‘그분이 오시려나보다’라고 말할 때가 있다. 그런데 이제는 그분은 갈 준비를 하는 듯하다. 낼모레면 50이니 나도 이제 슬슬 폐경 아니 완경에 접어드는 시기인 듯하다. 날짜가 점점 늦춰지고 들쑥날쑥해진다. 그런데 그분이 가고 이제 또 다른 그분도 오려나보다. 그분은 이름은 ‘갱년기’이다.
요즘 자꾸 어깨가 결리고 등에 담이 오고 다리가 저린다. 특히 저녁부터 잠이 들어서까지 다리가 저린다. 그리고 확 더워졌다가 다시 정상이 되고 이런 게 반복이 된다. 게다가 모든 일에 짜증이 나서 폭발할 지경이다. 오죽하면 남편이 나보고 짜증이 왜 이리 늘었냐며 한소리를 했다. 그래서 남편에게 말했다.
“여보, 나 갱년기인가 봐. 당신이 좀 이해해 주고 내가 너무 심하게 짜증 낸다 싶으면 말려줘. “
아직 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다. 둘째는 이제 겨우 7살이라 벌써 갱년기가 오면 안 되는데 걱정이다. 초등학교 6학년인 딸은 요즘 사춘기라 짜증이고 나는 갱년기라 짜증이라니.
음, 갑자기 승부욕이 마구 생기는데? 흐흐. 누가 더 짜증을 많이 내나 시합이라도 해야 하나. 죄 없는 남편과 둘째 아들만 잡는 거 아닌가 싶다. 제발 갱년기는 건너뛰기를. 나에게는 평화만 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