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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잎지던날 Oct 23. 2017

힘내라 서툰 내 인생

난 항상 세상살이가 서툴다. 지금도 어느 하나 온전히 이룬 것 없는 걸 보면 서툰 게 분명하다. 나도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라 그럴 수 있다고 위로해 보지만 두 번째 사는 인생처럼 뭐든 척척 해내는 사람들을 보고 나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엔 없다. 

성공, 최고, 합격, 승진, 미래, 사랑, 행복…. 내게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말들. 이것들을 내 이름 앞에 한 번 달아보려 발버둥 쳤던 시절.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어떻게든 맞추어보려 움직였던 나날들. 지금도 그 시간을 헤매는 나의 희망들은 나를 힘겹게 만든다. 

남들처럼 한 번 살아보겠다고 발버둥 치며 안간힘 써도 이미 틀어진 나의 인생을 바로잡기에는 찌그러진 냄비처럼 너무나 많은 것들이 일그러져있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던 성공한 이들의 말. 그들의 경험담을 듣고 있노라면 학창 시절 읽었던 판타지 소설보다 더 환상적으로 느꼈다.


아직 어려서 그런 거라 생각했다. 서른이 넘으면 지금보다는 명확한 삶을 살고 있을 거라 기대했다. 잘나진 않아도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겠지. 큰 걱정 없이 웃으며 하루를 보내고 있겠지. 그러나 서투른 만큼 내 인생은 남들보다 뒤처지고 느렸다. 영화나 소설처럼 노력만으로는 세상이 잘 살아지지도 않았다. 

보통을 꿈꾸는 게 내게는 기적을 이뤄내는 것만큼 힘든 일이라고 느꼈다. 평범해야 할 모든 것들이 비범으로 다가왔을 때 내 인생은 서툰 것이 아니라 실패라는 말을 에둘러 말하는 것 같았다. 서른이 돼서도 내 인생은 변하지 않았다. 

나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여전히 미숙하다. 주저앉아 울기도 많이 운다. 가고 있는 길이 맞느냐고 수십 번 되물어보기도, 포기하고 싶은 마음 달래느라 밤을 지새우기도 한다. 지금도 그렇게 살아내고 있다. 


오늘도 보통을 꿈꾸며 삐뚤삐뚤 걸어가는 내 인생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 


힘내라 내 서툰 인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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