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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잎지던날 Jul 11. 2018

김치의 옛 이름은 저(菹)였다.


김치. 배추나 무 등을 소금에 절인 다음 양념으로 버무린 음식으로 오랜 시간 숙성시켜가며 먹는 발효 식품이다.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한국 하면 김치를 먼저 떠올릴 정도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다.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인 만큼 김치의 기록은 고려시대부터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과는 그 모습이 사뭇 다르다.


예전 김치는 단순히 채소를 소금이나 소금물에 절인 형태였다. 이는 맛을 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채소를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김장이라는 말 대신 소금물에 채소를 담근다 하여 ‘염지(鹽漬)’라 불렀고, 김치는 ‘지(漬)’ 혹은 ‘저(菹)’로 불렀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김치는 ‘저(菹)’라는 이름 대신 딤채, 침채 등으로 불렸는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김치냉장고 딤채도 여기서 온 말이다.



그럼 고춧가루로 김치를 담그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였을까. 고추로 김치를 담그기 시작한 건 17세기부터다.
조선시대 소금은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조미료는 아니었다. 지금처럼 대량생산이 되지 않아 조정에서 전매하여 관리했을 정도로 매우 귀한 재료였는데 1592년 임진왜란 이후 일본으로부터 고추가 유입되고 귀했던 소금 대신 고춧가루로 절이기 시작한 것이 요즘 김치의 원형이라 할 수 있다.


이후 고춧가루를 이용해 김치를 담그기는 했지만 한국전쟁이 발발한 뒤에는 반대로 고춧가루가 없어 다시 소금에 절인 김치를 먹기도 했다. 종종 어르신들이 말씀하시는 무짠지 같은 것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우리가 익히 먹는 새빨간 배추김치는 우장춘 박사의 배추 품종개량 성공 이후에나 가능해진 일이다. 역사가 오래되었다고는 하나 지금처럼 집집마다 저마다의 조리법으로 김치를 담그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닌 것이다.


김치하면 떠오르는 음식 중 하나인 보쌈

현대에 들어서 김치는 풍요로운 재료의 공급으로 그 종류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해진다. ‘중국의 만두 종류가 지붕 숫자와 같다.’는 말처럼 작게는 집집마다, 크게는 지역에 따라 김치의 재료와 양념의 종류가 다르다. 여기서는 특색 있는 몇 종류만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김치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배추김치는 배추를 소금물에 절여 고춧가루와 갖은 양념으로 버무린 김치다. 지역에 따라 맛을 내기 위한 젓갈이 조금씩 다른데 바닷가와 가까운 곳일수록 젓갈이 많이 들어간다. 경상도의 경우 생갈치를 넣는 갈치 김치도 있다.


동치미는 무로 담그는 김치 중 하나로 소금에 절인 후 물을 넣고 발효시켜 국물과 함께 먹는 김치다. 예전에는 동치미를 냉면 육수로 사용했을 만큼 시큼한 맛이 강하다. 비슷한 김치로는 나박김치가 있지만 동치미와 달리 단맛이 강하며 발효시키지 않고 바로 먹는 것이 특징이다.


국밥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깍두기는 무를 네모반듯하게 썰어 고춧가루와 버무린 김치로 무의 시원함이 그대로 베여있어 뜨거운 음식과 먹을 때 안성맞춤이다. 비슷한 김치로는 배추와 함께 담근 석박지가 있다. 이밖에도 갓으로 담그는 갓김치, 쪽파로 담그는 파김치, 오이로 담그는 오이소박이 등 재료에 따라 만들어지는 김치는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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