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헉헉거리며 겨우 쫓아가고 있는데, 임신 후기가 벌써 코앞이라니!
출산까지 D-100이 깨졌다! 이제 90여 일 이후면 우리 집에 정말 아기가 온다!
아기는 그 새 꽤 많이 자라 30센티가 넘는 길이와 800그람이 넘는 무게로 폭풍 성장했다. 이젠 초음파를 통해 손가락 발가락 그리고 살이 통통 오른 얼굴도 아주 잘 관찰할 수 있다. 짜부된 통통한 볼따구 옆에 딱 붙인 팔이 너무나 귀엽다.
초음파로 보는 선명한 아기의 형태, 자기가 있다는 걸 잊지 말라는 듯 뻥뻥 차는 태동을 느낄 때면 내가 임신했다는 것, 곧 아이가 태어날 것이라는 것이 이제야 슬슬 설레고 실감이 났다. 태동도 통통 치는 귀여운 태동에서 크게 꿀렁이는 큼직한 태동으로 바뀌었다. 태동이 있을 때면 나의 배 전체가 흔들린다. 어떻게 생겼을까? 누구를 닮았을까? 성격은 어떨까? 행복한 상상이 시작되었다.
쑥쑥 자라는 아이만큼 나의 몸도 쑥쑥 변화하고 있다.
이젠 앞 구르기를 하며 흘깃 봐도 확실한 임산부의 배다. 기존에 입었던 옷들은 하나 둘 입을 수 없게 되어 이젠 입을 옷을 고르는 것이 쉽지 않다. 붙는 옷을 입으면 영 보기 흉한 느낌이고, 그렇다고 펑퍼짐한 옷을 입자니 그렇지 않아도 살찐 몸매가 더욱 뚱뚱해 보였다. 거울을 볼 때면 한숨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지만, 별 수 없다. 지금은 흐린 눈 하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딱히 무엇을 하지 않아도 금방 숨이 차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늘어난 자궁으로 다른 장기들이 눌려 마치 체한 듯 더부룩한 느낌이 들고 방금 100미터 달리기를 끝낸 것처럼 숨이 턱 끝까지 차는 느낌이 자주 든다. 갈비뼈에도 무리가 가기 시작했는지 갈비뼈 통증이 느껴져 며칠 동안은 타이레놀을 먹고서야 잠들 수 있었다. 조금만 앉아있어도 허리가 아픈 건 기본이고 좀 나아졌나 싶었던 변비는 다시 악화되었다. 임신이 이렇게 다양한 통증을 가져오는 줄 몰랐다.
미루고 미루던 아기 용품 준비하기도 이제 곧 시작해야 하는데, 물건 늘리기 싫어하는 나는 그 과정들이 여전히 귀찮고 번거롭고 최대한 피하고픈 일이다. 그래도 해야 한다. 이제 내 공간, 내 일상은 더 이상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아무래도 산다는 건, 나이 불문 끊임없이 공부하고 변화해야 하는 과정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