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용품 필수품이란 대체 뭘까 [28주]

그 작은 아기를 키우는데 이 수많은 것이 진짜 다 필요하다고?

by 방랑 소피아

28주부터는 임신 후기. 배도 급격하게 불러오기 시작하고, 태동도 밤낮없이 이어진다. 물건을 늘이는 것은 최대한 미루고 싶지만, 이제는 정말 육아용품을 하나씩 구비해야 할 것 같다.


정말 필요한 것만 구매를 하자고 결심했으나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좀체 아는 것이 없어 인터넷에서 폭풍 검색 한다. 그러나 검색을 하면 할수록 상술에 휘말리기만 하는 기분이라 영 찜찜하다. 대문짝만 하게 '필수품'이라고 내 걸고 있는 물건들이 도대체 왜 필수품인지 모르겠는 것투성이다.


광고 아닌 찐 후기 글에서 도움을 얻고자 맘카페도 가입해 본다. 분명히 광고 아님/내돈내산이라고 쓰여있는데도 수많은 리스트를 보며 이게 진짜 다 필요할까? 싶은 의구심은 사라지지 않는다.

신생아 용품만 해도 필수품이라는 것들이 벌써 30여 개가 넘는다. 이걸 진짜 다 사야 한다고? 이걸 도대체 어디에 다 두라고? 싶은 마음에 정신이 아득하다.

엑셀표로 만들어 두었던 리스트를 전부 삭제하고 필수품이란 대체 뭘까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한다.


우리가 소위 말하는 필수품이란, 의식주다. 그렇다면 곧 태어날 아기에게 필요한 필수품도 동일하게 보면 되지 않을까? 우리가 함께 거주할 집. 아이가 먹을 모유와 분유. 계절에 맞춰 입을 옷(기저귀도 함께 옷의 분류에 넣어줘야겠지?) 딱 그 정도를 필수품이라고 칭해야 하지 않을까.


인터넷에 있는 수많은 '신생아 필수품' 목록은 사실 대부분이 필수품이 아니다. 그런 것 없이도 과거 인류는 아이를 키워냈다. 물론 물건이 많을수록 편리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필수품이 될 수는 없다. 개개인에 따라 쓰임의 중요도가 다른 물건은 필수품이라 불릴 수 없다.


그렇게 오늘도 나는 아기 용품을 구매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나는 출산 후 병원에서 다급하게 온라인 주문을 하게 될 운명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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