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기쁨

by 김효주

안녕하세요, 나오미의 기쁨 도서관을 운영하는 사서 나오미입니다. 살다 보면 역설적인 상황을 만나게 되곤 합니다. 길을 잃었다가 처음 만난 골목에서 느끼는 색다른 자극이나 주문이 잘못되어 다른 음식이 나왔는데 생각보다 너무 맛이 있어서 놀랄 때처럼요. 여러분도 그런 경험 한 두 개 정도는 가지고 계실 것 같아요.


며칠 전, 제목이 재미난 책을 발견했는데요. 바로바로 <상실의 기쁨>입니다. 역설적인 단어의 조합에 무척이나 흥미가 생겼답니다.


어떤 내용일까?

작가는 어떤 상실에 대해 말하고 있을까?

너무나 궁금해지더라고요.


이 책의 저자는 프랭크 브루니로 미국에서 잘 알려진 저널리스트라고 합니다. 몸이 부서져라 일하느라 신체가 보내는 여러 가지 반응들을 알아채지 못하고 방치했다, 하루아침에 실명 위기를 맞았다고 해요.


이 책을 소개하는 이유, 3가지 말씀드릴게요!


첫째, 상실을 대하는 태도가 남다르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상실을 경험합니다. 대부분 무언가를 잃을 때 슬퍼하고 아파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내면을 찬찬히 살펴보면 조금 더 다채로운 감정을 느끼기도 하는데요. 저자는 '슬픔, 안타까움'보다 '흥분, 즐거움, 기쁨'에 주목했습니다. 또한 그러한 태도로 삶을 영위해 가는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만나면서 자신과의 연결점을 형성하기도 하죠.


둘째, 저자의 놀라운 필력 때문입니다. 갑자기 불어닥친 태풍에 집이 날아간 것처럼 뇌졸중과 실명의 위기가 저자에게 급작스럽게 찾아옵니다. 실명 직후 평소 같으면 절대 하지 않을, 눈에 주사를 놓는 임상 실험에 참가하게 되는 과정을 읽어가노라면 안과 클리닉 베드에 누워 제 눈꺼풀을 클램프에 짚히고 있는 상상이 되더라고요. 실감 나는 표현이 넘실대지만 생각보다 너무 길지 않은 설명에, '이것이 과연 에세이인지 소설인지 모르겠다' 싶은 마음으로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게 되더라고요.


이 책을 만나기 전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살고 있는지 전혀 알지도 못했던 프랭크라는 사람의 이야기가, 마치 제가 겪는 일처럼 느껴진 건 왜일까요? 눈이 점점 더 나빠져가면서도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을 전달하고자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적어 내려간 저자의 노력 때문인 것 같습니다.


셋째, 색다른 방식으로 살아도 된다는 용기를 주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보통 큰 어려움이나 시련 앞에 좌절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부정적인 감정 속에 휘말려 들어가진 않죠. 바로 그 비결을 <상실의 기쁨>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내가 이런 일을 겪고 있다니 정말 믿을 수가 없다"라는 진술을 불평에서 자랑으로 바꾸는 것. 그러니까 "내가 이런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을 정말이지 믿을 수 없다"를 "내가 이런 상황을 헤쳐나가는 것을 정말이지 믿을 수 없다"로 바꾸는 것이다. (중략) 궁지를 내가 풀고 있는 퍼즐로, 내가 관장하는 세미나로, 새로운 정보와 기술을 배우는 교과과정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상실의 기쁨> by 프랭크 브루니


저는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 눈물을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습니다. 받아들이기 힘들기도 했지만 사실 아버지의 잦은 이직으로 이사를 자주 다녀야 했던 가족사를 가지고 있던 터라 아빠로 인해 더 이상 나의 관계가 흔들리지 않을 것 같다는 안도감을 느꼈던 듯합니다.


이렇게 생각보다 우리는 상실 앞에서 부정적 감정만을 인식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중요한 건 잃어버린 것을 어떻게 대하고 해석하여 남은 삶을 살아갈 것이냐겠죠. 자신의 실명에 적극적으로 적응하고 조금씩 나아지려는 저자의 모습이 너무나 신기했기에 '인생 전반을 새롭게 해석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실명의 위기를 '모험'으로 받아들인 작가를 보며, 제가 '우울증 극복'을 할 수 있었던 특이점을 하나 발견하게 되었어요. 저 역시 '우울증을 모험'했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지금 너무나 불행하지만 언젠가 만나게 될 행복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자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살아냈다는 사실을 보게 되자 제가 너무 멋진 거 있죠? 흐흐흐


삶의 도전은 상실에 적응하는 것, 더 구체적으로는 판단력과 품위를 키워서 상실은 불가피한 것일 뿐만 아니라 삶의 유일한 궤적임을 아는 것이다. 삶의 도전을 마주하고 가늠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는 여전히 남아 있는 것들이 있고, 그중에는 위안도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우리에게 남은 것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잘 살기 위한 비결, 가끔은 살아남기 위한 비결인 셈이었다.
<상실의 기쁨> by 프랭크 브루니


혹시 말 못 할 큰 고민으로 하루하루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계신가요? 또는 이제는 불행과 고통을 벗어던지고 싶은데 심적 에너지가 필요하시다고요? 그렇다면 <상실의 기쁨>를 읽어보시길 추천 합니다. 잃어버림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얻게 된 저자의 삶과 그의 독특한 태도를 통해 새롭게 살아갈 힘을 얻으실 수 있을 거예요.


고정관념을 벗어나 불행의 이면에 숨은 빛나는 인생을 만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랍니다!


지금까지 나오미의 기쁨 도서관 나오미였습니다.

좋은 책과 함께 평안한 시간 보내세요!

나오미의 목소리로 들어보세요!



◆ 북 큐레이션 '나오미의 기쁨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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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오미의 프립 <자유를 찾아가는 글쓰기>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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