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싶었던 음식을 직접 만들어 보세요~!
여러분은 집밥을 일주일에 몇 번이나 드시나요?
번아웃이 왔을 때를 돌아보니 식사를 잘하지 못했더라고요. 하루 중 제대로 된 식사는 학교에서 급식뿐이었지요. 그리고 저녁은 회식이나 치킨+탄산이 주가 되다 보니 몸과 마음에 무리가 되었어요. 장염을 달고 살았고, 여름엔 더위를 먹어 병원에 영양제를 맞으러 가야 했습니다. 두통이 생기고 이마가 차가워지는 증세가 있어 고생을 했지요.
요새는 외식이 주 2회 정도로 줄었고, 밥을 집에서 직접 해서 먹고 있어요. 그랬더니 장염은 거의 없어졌고 복통이 생겨도 집밥을 먹은 후 쉬고 나면 나아지곤 합니다. 감기도 잘 걸리지 않고 병원에 가는 횟수도 확 줄었습니다. 스트레스 자체가 많이 줄어들기도 하였지만, 전반적으로 식생활이 개선된 영향이 큰 것 같아요.
그래서! 우울한 분들께 '요리'를 추천합니다. 특별히 드시고 싶으셨던 것으로 직접이요! 왜냐하면~
첫째, 몸을 움직일 좋은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우울증을 겪는 환자들이 대부분 조금씩 체중이 증가하는 이유는 모든 것이 귀찮아 집에만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지만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라는 책 제목처럼 우울해도 식욕은 그대로더라고요. 먹고 싶은 요리 중엔 특별히 집에서만 먹을 수 있는 것도 있는데요, 그걸 해 먹으려면 시장이나 마트에 가야 하지요. 그래서 귀찮다고 생각만 했던 메뉴가 있을 거예요! 바로 그 요리를 해보시라고 추천드립니다. 식재료를 사러 가려면 햇빛을 보면서 좀 걷게 되지요. 햇빛은 수면 호르면 멜라토닌을 차단하고 세로토닌을 분비를 촉진하는데요. 세로토닌은 몸에 활력을 주고 기분이 좋아지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장 보러 가는 일은 운동 효과도 있어 우울한 기분을 떨치기에 제격이죠. 그러니! 꼭! 식재료를 사러 나가야 하는 메뉴를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칼이 주는 스릴감 때문입니다.
요리를 하기 위해서는 칼을 사용하게 됩니다. 재료마다 칼로 썰 때 느낌이 무척 다른데요.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입니다. 무는 단단하면서도 수분이 많아 썰 때 무척 조심해야 하는 재료이기 때문이죠. 특히 채를 썰 때 1cm 미만이 남으면 쓰윽하면서 밀릴 경우가 많죠.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게다가 무는 크기가 큰 편이라 3~4등분을 먼저 하게 되는데요. 이때 칼보다 무가 더 두꺼우므로 칼이 무에 낄 때가 있습니다. 이때 칼을 어떻게 빼야 하지 고민하는 몇 초간은 우습지만 정말 당황스럽지요. 두 번째 스릴 만점 재료는 감자입니다. 단단하기는 평범하나 전분이 미끄럽기 때문이죠. 필링 칼로 껍질을 벗길 때, 우리 손도 벗겨질 수 있으니 엄청 신경을 써야 합니다. 저는 감자가 작을 때 손톱을 깎아버릴 때가 있어 가끔 퉁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세 번째 재료는 당근입니다. 너무 단단해서 조금만 실수하면 손에서 피가 날 것 같아 당근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고 맙니다.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 정말 필요하지 않으면 손이 잘 가지 않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양파는 물러서 썰기에 편하지만, 겹과 겹 사이에 미끌미끌한 막이 있어 가끔 칼이 막 위에서 스노보드를 탈 때가 있어 무지 긴장되죠. 이렇게 칼로 써는 맛이 주는 조마조마함은 케케묵은 감정들을 씻어내고 마음의 변화를 주어 새로운 에너지를 얻게 해 줍니다.
셋째, 만족감과 성취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인은 바쁩니다. 잠도 적게 자고 먹는 것도 잘 챙기지 못하죠. 게다가 스트레스도 신속히 해소하려는 습성으로 인해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게 되지요. 그런 식습관이 계속되면 신체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반면 직접 재료를 공수하고 칼질을 하고 요리해서 먹는 일은 번거롭지만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보기 좋게 플레이팅하고 맛도 근사하면 더 좋겠지만, 중요한 것은 요리를 해냈다는 것이죠. 음식을 완성한 뿌듯함과 보람은 자신에게 만족감을 줍니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주로 빠지는 논리적 오류 '나는 할 줄 아는 게 없어. 나는 무가치한 사람이야.'라는 명제를 깨뜨리기에 좋습니다. 먹고 나서 설거지하고 모두 마무리한 후에는 성취감도 느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주중에 몇 회나 직접 요리를 하시나요? 집밥을 드시는 횟수는요? 근래 들어 기분이 저조하고 우울감이 심해지셨다면 식단을 한번 적어보세요. 외식이 늘거나 간편식을 사 와서 집에서 드시는 횟수가 증가하지 않았는지 점검해 보세요. 우리의 몸은 마음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답니다. 스트레스를 급히 벗어나기 위해 고 카페인 음료나 탄산 등을 많이 드시면 몸을 해치고 기분을 더 상하게 할 수 있으니 섭취에 제한을 두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몸 건강은 마음에도 영향을 많이 줍니다. 피곤하고 지칠 때 대충 먹고 싶을 때 오히려 몸에 좋은 음식을 섭취해 보세요. 신선한 야채, 알록달록한 과일에는 건강에 좋은 무기질과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어요. 이런 재료들을 사용하여 만든 음식은 몸을 보해주고 마음에 기운을 주어 울적한 마음을 치유하는데 도움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