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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의 모기들아!

잠 좀 자자, 제발!

by 김효주

애애앵

화들짝 놀라 깨버렸다


남편은

새벽 일찍 일 가야 하는데

내 팔과 다리는

벌집(아니, 모기 집인가..)이 되어가네


깨울까 말까

말까 깨울까

수십 번 고민하다

선잠이 들었다


남편 팔 긁는 소리에

모기를 잡겠다 설쳐봤지만

녀석은 간데없고 새벽 2시다


잠든 지 얼마 안 됐네

아 졸려

모기 잡기 포기하고 다시 불 끄네


어느새 또 소란한 귓가

무시하고 자려는데

팔에 불이 난다


어쩔 수 없이 또 불을 켠다


눈 비비며 사방을 둘러보는데

아싸! 모기다!

내 옆에서 날아오르는 녀석

따다닥딱

전기로 지져주었다


새벽 3시 18분

아...

이제는 잘 수 있겠지


스르르

눈꺼풀에 잠이 내리는 순간!

다리가 간지럽다

이불속 다리는 왜 간지럽지?


가시지 않는 불안

발목에서 종아리로

오금에서 허벅지로

불 붙듯 번져가는 간지러움 존(zone)


아무래도 안 되겠다

잠은 다 잤다

불 켜놓고 거실에서 버텨야겠다


멘톨 크림 손에 쥐고 안방 나선다

새벽 3시 50분


잠 좀 자자, 제발!

이놈의 모기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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