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으로 두 번째 질문, '슬픔과 우울증의 상관관계'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슬픔 vs 우울감
'슬픔'
슬픈 마음이나 느낌.
[심리] 정신적 고통이 지속되는 일
[네이버 어학사전]
'우울 장애'
의욕 저하와 우울감을 주요 증상으로 하여 다양한 인지 및 정신 신체적 증상을 일으켜 일상 기능의 저하를 가져오는 질환
[네이버 지식백과]
'슬픔'은 기쁨, 즐거움과 같이 감정의 하나입니다. 슬픔을 느낄 땐 눈물이 나기도 하고 속이 상하기도 하지요. 몸도 축 처지고 하염없이 흐느끼고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울증이라 불리는 '우울 장애'는 단순히 슬픈 감정의 상태라기보다 '일상 기능의 저하'가 일어날 정도의 깊고 무거운 심리적 눌림이 발생한 것으로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우울증은 몇 가지 감정에 과몰입하게 한다
어린 시절부터 맏이라는 자리의 무거움, 열 아들 부럽지 않은 딸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 점잖고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눌림으로 인해 저는 다양한 감정을 배우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우울증을 겪으시는 분들은 오랜 기간 쌓여온 심리적 압박으로 인해 1~2가지의 감정만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의 주된 감정은 '분노'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세세한 감정들은 마음에 떠올라도 느낄 수 없었지요. 가토 다이조의 <나는 왜 고민하는 게 더 편할까>에 등장하는 우울증 환자들도 주로 '화'가 나 있음을 볼 수 있는데요. 저자에 의하면 어린 시절 정서적 지지보다 늘 자신들의 규칙에 얽매이도록 하는 양육자에 대한 분노로 인해 우울증에 걸리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저 역시 어려운 시절을 보내며 성장하는 것에 대해 부모님께서 정서적 공감을 해주셨다면 좋았을 거라는 소망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어린 나는 틀린 사람, 어른들이 가진 지혜는 모두 옳은 것이니 무조건 어른들의 내 말을 들어!' 라고 하는 틀에 박힌 고정관념에 저를 밀어넣는 것이 죽도록 싫었던 기억이 납니다.
슬픔을 구분할 수 있다면 우울증 아닐지도
주변에서 가끔 슬프다고 눈물짓는 분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그런 분들이 오히려 자신의 감정 변화를 예민하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이 슬프다고 호소할 때 우울증일까 봐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런 분들은 여러 가지 감정을 잘 느끼고 또한 소화할 수 있는 기제를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답니다. 반대로 눈물을 흘리면서도 슬프지 않다 주장하시는 분들이 우울 장애를 겪고 계실 수 있다는 것 기억해 주세요.
우울증을 앓고 계시는 분들께 슬픔이 무엇인지 물어보세요. 간혹 어떤 분들은 사전적 의미의 '슬픔'에 대해 설명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자기 자신이 슬픔을 어떻게 느끼고 몸의 어느 곳에서 반응이 일어나는지는 설명하지 못할 겁니다. 그리고 슬픔을 어떻게 소화하는지 방법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그러니 슬픔을 호소하는 분을 보고 우울증이라고 겁내지 마시고 다정히 안아주세요. 억지로 감정을 누르지 않도록 공감해주기만 해도 세상에 우울증 환자가 1명 더 발생하는 것을 줄일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