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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ftable Aug 19. 2024

사랑은 덧없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프랑수아즈 사강

"농담하세요? 제가 믿는건 '열정'이에요. 그 외엔 아무것도 믿지 않아요. '사랑'의 수명은 딱 2년입니다. 장담해요. 좋아요 3년으로 하죠."
-프랑수아즈 사강-


39세의 여성 폴. 무심하고 소홀하며, 젊은 여자와 바람을 피고 있는 연인 로제와 함께 살고 있다. 끝없는 권태를 느끼던 그녀는 시몽이라는 25살의 젊은 남자를 만나고 그와 새로운 사랑에 빠진다.


결말 전까지만 해도 그저 심리묘사가 아름다운, 나이를 초월한 사랑 이야기인줄 알았다. 끝없는 열정으로 서로를 채우고 14살의 나이차이라는 부담스러운 관계에도 그들은 행복할 듯 싶었다. 그러나 다소 허무할 정도로, 마치 짧은 백일몽이라도 꾼 듯이 그들은 헤어지며 폴은 로제에게 돌아가게 되고, 로제는 폴에게 소홀한 맨 처음과 같은 일상을 반복하게 되며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시몽은 그녀와 함께 살며 모든 것을 그녀에게 쏟아부었다. 일도 그만둔 채로 그녀만을 바라보며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려고 노력했다. 자신을 전부 쏟아낸 연애가 건강하지 못하리라는 걸 우리는 알기에, 애초에 이렇게 헤어짐이 응당 맞음을 알면서도 헤어짐의 결과를 놀라워하는 나 자신이 또 한번 놀라웠다. 나도 모르게 드라마같이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바랐던 걸까. 사랑이라는 단어에 대한 현실을 깨운 기분이었다.


사랑은 덧없다. 작가가 의도한 대로라면 폴은 로제에게 돌아가 새로워 보이는 사랑을 나누겠지만 이내 권태로움에 다시금 빠질 것이다. 그렇다고 사랑이 덧없음으로 끝이라고 굳게 믿고 싶지는 않다. 서로가 서로를 건강한 방식으로 채우며 새로운 영감이 피어오르게 하는 바람직한 관계, 이상적인 사랑을 떠올려보며 나 역시 사랑에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채로 망상을 해본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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