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어디에

캐치캐치 티니핑처럼 캡쳐하기

by soft breezes

사랑은 너무 멀리 있는 것 같은데 또 너무 가까이에 있는 것 같아서

그걸 눈치채지 못한 나 자신이 미웠다가 또 발견한 것에 한순간 기뻐했다가

설명할 수 없는, 그냥 목격하게 되는 것


모든 것이 그랬다.

잡으려고 하면 애써 빠져 나갔고

보려고 가두려고 하면 어느새 없어졌기 때문에


그냥 순간을 포착해서 내 기억 속에 가두는 수밖에


내가 목격한 사랑의 장면들을

마치 티니핑을 캐치하는 순간처럼

그저 사진으로 찍어 캐치하고

그것이 존재했음을 믿는 것


실존한다는 것을 믿고 담아두고 음미하고 잊었다가 다시 꺼내 보는 것


12월인데 흥이 나질 않았다.

골골한 몸 컨디션 때문일까

나도 모르게 먹어버린 나이 때문일까

뒤숭숭한 바깥세상 때문일까


크리스마스가 시들해진 것은 몇 해 되지 않았다.

이브에 떠난 강아지 생각 때문일까


그런데 나는 끝까지 붙잡으려고 하고 있었다.

크리스마스가 크리스마스여야 하는 이유를

연말이 연말다워야 하는 이유를

끊임없이 찾고, 문장으로 만들어 갖고 싶어 했다.

아이가 있는 부모의 크리스마스는 더더욱,


우리 집엔 왜 트리가 없냐는 아이의 말에

크리스마스 일주일 전 쿠팡으로 급하게 주문한 트리를

다 같이 꾸미며 깨달았다.


나도 이걸 바라왔구나, 내가 그리던 것

내가 찾아 헤매던 것.

부인하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했던 것.


아이를 키우며 나의 유년시절을 돌아보는 게

이제는 익숙해질 법도 하지만 아직 매번 그 감정이 새롭다.


여기에 행복이 있구나.

산타가 없다고 믿을까 봐 전전긍긍하며 아이의 눈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고 무관심하다가도 마음이 이끄는 사람들을 보기 위해 나서는 것


한강 작가님 말처럼 그냥 응시하는 것.

하지 않은 것은 겪지 않은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


트리를 꾸며 보니, 아이보다 더 신난 내가 보였다.

작은 트리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의 많은 전구를 달았다.

불이 켜졌다.

밤새 트리를 보았다.

아이가 트리를 보는 시간보다 더 많이


사랑은 트리를 꾸미는 우리들 안에,

반짝이가 우수수 떨어지는 걸 보면서도 하하 웃어넘기고,

과하게 무심한 아내를 위해 빗자루를 드는 것에,

혼자보다는 역시 함께라는 진리를 바라보는 것에,

서툴지만 생일상을 차리고 부모님을 초대하는 것에,

그냥 지나쳐온 모든 것들에 사랑이 있었다.


연말은 사랑을 이야기하는 계절.

2025년이 5일 남았다.


더 말하고 싶은 것이 많은데

너무 많아서 이만 줄인다.


아이유 - love wins all

강아솔 - 사랑은(with 안미옥)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답게 - 올라간 광대를 보는 것
사랑해 강아지야 -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보는 것
수고로움을 감수한 크리스마스 트리
그래도 아빠 사랑해
청소요정 도비,, 아니 그는 반짝이를 싫어합니다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사랑을 말하는 사람들을 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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