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만에 600만원을 손해?봤다
금 한 돈 가격을 봤더니 47만원이었다. 놀랬다. 30년전 친구 아이들 돌잔치에 금반지로 5만원을 썼다는 기억에 이렇게 금값이 비싼 줄 깜짝이었다. 한동안 열심히 차고 다니던 금팔찌가 생각났다. 선물로 받은 3냥짜리였다. 거기에 두 아이들 돌반지며 간간히 선물로 받은 금들을 모아서 아내와 아들 팔찌로 만들어둔 것도 생각났다. 얼추 70돈은 되는 양이었다.
그게 1월 중순이었다. 3천만원이 넘는 돈을 받았다. 느닷없이 큰 돈이 생긴 날이었다. 금으로 두었다면 만져지지 않았을 돈이었다. 돈이 되는 금과 진짜 돈의 체감은 아주 달랐다. 그렇게 판 돈은 통장에 고스란히 들어갔다.
56만원이라는 헤드라인을 봤다. 3주만에 9만원이 올랐다. 70돈을 곱하면 630만원이라는 액수다. 3주 전에 팔았기에 630만원을 손해?본 셈이다. 오른 가격이라서 손해가 된 셈이다. 우스웠다. 만일 금값이 떨어졌다면 돈을 벌었다고 생각했을 게 분명했으니 그런 외부의 변화로 내 맘이 달라진다는 게 우스웠다.
아니, 금값이 얼만지 모르고 있었다면? 그랬다면 나는 새해 들어 횡재감을 가질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3천만원이라는 목돈을 횡재한 느낌으로 즐거웠다. 심지어 행복했다. 그 큰 돈이 생길 일이 근래에는 통 없었기 때문에 아주 행복했었다. 금값이 올랐다고 그 행복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3주 만에 600만원을 더 벌지 못했지만, 나는 3주 동안 아주 행복했었다. 3주의 행복을 더 값어치 있게 생각하기로 했다.
우울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번듯한 브랜드 간판을 달지 못함을, 근사한 인테리어를 갖추지 못함을, 사람 왕래가 많은 앞길이 아니라 뒷길이라 한적함을 슬퍼하는 사람들이 있다. 천정과 지붕이 있는, 비와 바람을 막아주는 가게를 가져놓고 자신의 처지를 가난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노점에서 칼바람과 눈비를 맞으면서 꽁꽁 언 손으로 물건 하나를 팔려는 그분들에게는 소원이자 꿈인 가게를 가져놓고도 얼굴을 펴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마치 금을 팔아서 3천을 가져놓고, 오른 금값에 600만원을 손해 봤다고 생각하듯 이다.
주방 다찌에 ㄴ자로 둘러 엉덩이가 다닥 붙는 10개의 좌석이 전부인 가게에서 주인은 아내와 둘이서 오마카세가 아닌 다찌카세를 팔았다. 1인분에 35,000원이었다. 엄청난 솜씨는 아니었지만 재밌는 안주를 차례대로 내주었다. 어제 우리는 5명이서 술 몇병을 기분 좋게 비웠고, 지불한 값은 30만원이 넘었다. 늦게 출근한 아내가 남편을 도와 분주해지자 남편은 기분이 좋은지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정말 작은 선술집이었다. 손님은 우리 5명 포함 2인 손님 2팀에 1인 손님이 있어 총 10명이었다. 우리가 자리를 일어설 때까지 다른 손님은 오지 않았지만 우리가 지불한 액수 탓에 어제 저녁의 매출은 5~60만원은 되었지 싶다. 새벽 2시까지 문을 여는 선술집이니 7~80은 거뜬 할 듯 싶었다. 그렇게 한달이면 2천이 넘는 매출일터고, 직원이 없는 부부의 식당이니 인건비는 고스란히 부부의 연봉이 되는 셈이다. 최소 천만원은 부부월급으로 떨어질 것이다. 내 또래로 보이는 부부가 매달 천만원을 15평도 안되는 작은 가게에서 벌어내는 것이다.
행복에는 충분하다. 50대 부부의 천만원 수입, 60대 부부의 500만원 수입, 70대 부부의 300만원 수입으로 줄어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 부부가 함께 일할 공간이 있다는 자체가 축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