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과 연금의 뉘앙스

300의 일체유심조

by 타짜의 클리닉

300의 뉘앙스.

55세에게 물었다. “월급이 얼마나 되세요?” 그러자 쭈빗하면서 300이라고 답한다. 물은 사람도 상대의 직업이 변변치 못하다고 생각한다. 55살에 겨우 월급이 300이니 임원이 아닌 건 분명하단 생각 탓이다. 반대로 연금이 얼마냐고 물었다. “얼마 안되요. 300만원씩 나와요” 물은 사람은 부럽다. 연금으로 300이 통장에 꽂힌다는 말에 그저 부럽다. 오해는 없기 바란다. 55세에 300 월급이 부끄러운 직업이라는 말은 아니다. 나는 여전히 이 책을 통해 연금만큼인 300 벌이 식당장사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려는 거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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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와서 굽기만 하면 요리가 된다.



현재의 노동 월급으로 받는 300과

과거의 노동으로 납입한 연금 300은 뉘앙스가 분명하다. 같은 듯 다른 차이가 매우 크다. 그러나 실제 현실에서 연금으로 300만원씩 받는 사람은 인구의 5%도 안된다. 그만큼 좁은 구멍이다. 주의의 현실은 연금 100만원씩도 감지덕지다. 그 돈이 매달 통장에 들어오면 심적으로도 매우 든든할 것이다. 아무리 돈의 가치가 떨어졌다쳐도 100만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라서다.



KakaoTalk_20250112_130410841_05.jpg 여기에 요리 솜씨가 필요할까?


60세에게 월급 300과

연금 300의 뉘앙스도 간격이 크다. 70세는 조금 다르다. 70세에도 월급을 300을 받고 일한다는 건 연금 이상의 부러움이 동반된다. 내 아버지의 70세를 기준했기에 어쩌면 나만의 소극적 경험탓일지 모르지만, 70살 부부가 작은 식당으로 “한 달에 300은 벌어요” 한다면 역시 부러움은 나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 70살에 부부의 합산 벌이가 300이듯, 대출도 다 갚았고 자식도 이제 성인이 되었다면 55세라고 그게 다를 바 없다. 젊은 나이 55살이라고 젊을 때 더 벌자고 투자를 키우고 덤비다 날리는 경우는 정말 흔하다. 엊그제 본 방송엔 한때 배우(56살인 나와 비슷한 또래다)였던 남자가 중국집에서 설거지를 하는 게 나왔다. 배우 일을 하던 중에 부업으로 차린 중국집이 대박이 났단다. 작은 중국집에서 하루에 500만원을 팔았단다. 그래서 중국집 3개를 할 정도로 승승장구였단다. 그랬는데 다 날렸단다. 번 돈을 숙박업에 투자해서 30억을 날려먹었다고 했다. 30억에 추가로 빚까지 지게 되어 막노동부터 배달까지 안해본 일이 없었다고 했다. 그 배우가 중국집을 더 늘리지 않았다면, 그 배우가 숙박업에 손대지 않았다면 인생은 전혀 달라졌을 것이다.


KakaoTalk_20250114_162944233_11.jpg 만두전골 하나만 팔아도 먹고 산다.



물론, 세상의 발전은

도전하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현실에 만족하고 안주한다면 세상의 발전은 이처럼 빠르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나 스스로를 열외로 생각해두고 산다. 남들은 히딩크처럼 도전 정신을 갖고 더 큰 꿈을 이루고 살아도 나는 그러고 싶은 마음이 없다. 큰 충격이 원인이다. 40대 초반, 나도 이제 막 돈이라는 것을 만지기 시작하던 인생 첫 롤러코스터를 탔을 때 내 또래로 보였던 아줌마를 만났다. 식당엔 귀재였다고 했다. 손대면 망한 가게를 줄줄이 일으켜 세웠다고 했다. 그렇게 24승이나 해냈다는 여자였다. 그렇게 번 돈 70억을 몽땅 대형 레스토랑 창업에 투자했는데 첫 실패를 해서 다 날렸다고 했다. 남은 건 급하게 200만원쯤 주고 산 소형중고차와 패물을 팔아 모은 1억이 전부라고 했다. 그리곤 나에게 도와달라고 했다. 24승으로 70억을 벌었던 여자가 나에게 컨설팅을 해달라고 했다. 그때의 충격이 나에겐 뼈속 깊이 남아있다. 그래서 나는 욕심이 스물거리면 싹을 아예 잘라버렸다. 자본을 물어 올테니 동업으로 대형 식당을 만들어 성공시킨 후 매각하자는 제안은 수도 없었지만 귀를 닫았다. 왜 체인사업을 하지 않냐는 말에도 그저 빙긋 웃었다. 3억을 벌면 1/3은 손님들에게 베풀었다. 그렇게 베푸니까 다음 해의 벌이도 3~4억이 되었다. 창업교수라는 작자들이 수강생들에게 밥이며 술이며 당연히 얻어먹는다는 그 시절에 난 내 돈으로 밥도, 술도, 심지어 대리비에 택시비를 지갑째 열어줬다.



연금 300만원을 내 노동으로 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남 밑에서 눈치를 보면서, 지시를 받아 가면서 버는 300과는 근본이 다르다. 내가 주인이고 + 하루 4~5시간으로 버는 돈이다. 소일거리로 일해서, 건강을 챙기기 위한 노동으로 버는 돈이다. 노후에 300만원. 은퇴하고 300만원은 아주 큰 돈이다. 그 나이에 남에게 손 벌리지 않고 산다는 건, 서민들에겐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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