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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둣국과 만두전골

배달하는 집 VS 2억 파는 집

by 타짜의 클리닉

양평에서 오래된 듯한 냉면집을 찾았다.

간판은 냉면이었는데 만두도 빚이서 팔고 있었다. 그래서 아내는 만둣국을 나는 냉면을 먹었다. 둘 다 맛있었다. 아쉽다면 만둣국이 너무 미지근했다. 냉면도 양이나, 맛이 허술하지 않았다. 시그니처라는 열무냉면은 만원에 먹을만 했다. 그렇게 만두와 냉면이 있으니 여름은 여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잘 버틸 것 같았다. 부부의 식당이었다. 12시의 점심에 손님은 나올 때까지 우리뿐 이었다. 대신 아저씨는 근처로 계속 배달을 나갔다. 냉면은 아닐테고 아마도 만둣국과 떡국을 배달했을 거 같다. 테이블 8개인 식당에 부부 둘이 꾸리는데 아저씨가 배달을 하는 모습이 심란했다. 배달을 하지 않아야 와서 먹는다는 걸 몰랐거나, 아니면 알지만 손님이 원하는데 어떡하냐 일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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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둣국은 혼자서 먹기엔 좋지만

그래봤자 한그릇이다. 둘이 각자의 한그릇일 뿐이다. 그래서 전골보다 가벼이 보인다. 그 가벼움은 가성비측면에서도 밀린다.

그러고 보니 이틀 전에도 만두전골을 먹었다. 1인분에 12,000원이었다. 만두는 4알 그리고 고기와 야채모둠을 섞어먹는 샤브식만두전골이었다. 구석진 자리였는데 2시가 넘어서도 손님이 가득했다. 만둣국도 팔았지만 열에 아홉은 전골을 먹었다. 그게 더 커보이니 눈이 맛있고, 실제로도 이것저것이 담긴 재료라 입도 맛있기 때문이다. 15개쯤의 테이블은 점심내내 만석이었고, 둘이 4인석에 앉기에 미안할정도로 손님이 이어졌다. 그 식당도 컨설턴트의 눈으로 보기엔 아쉬움이 있었지만, 오직 만두전골만 놓고 보자면 훌륭했다. 특히 탐스럽게 빚은 만두가 특별했다. 만두가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생만두가 어쩜 그렇게 신선하단 느낌을 주는지 먹는 내내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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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어탕집을 클리닉할 때였다.

뚝배기로 팔던 추어탕집이라 어딜 가나 흔한 상차림이었다. 혼자서 먹기에 적당한 뚝배기였고, 가격이었다. 만둣국과 같은 한그릇이다. 그걸 가마솥으로 바꿨다. 뚝배기로 들어가던 양을 기준할 때 2.5배를 넣어서 2인분을 만들었다. 그리고 가격은 3천원을 더 올려버렸다. 그걸로 클리닉은 끝났다. 2명이서 2인분 추어탕은 다른 집과 달리 푸짐함이 눈과 입에서 확인되었다. 가격은 비싸지만 특추어탕을 먹는 셈으로 치고 손님들은 와주었다. 게다가 3명이 2인분을 시키라고 메뉴판에서 대놓고 권했더니 실제로 3명에게는 뚝배기보다 싸게 가격이 전달되었다. 무엇보다 주방의 일손이 확 줄었다. 하나씩 뚝배기를 끓여내려면 주방은 덥기도 하거니와 일손이 바빠야 했는데, 홀에서 끓여먹는 가마솥추어탕으로 바꾸자 주방에서 할 일이 없어졌다. 이런게 진짜 일타이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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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당동 만두전빵이

안성재쉐프(국내 유일한 미슐랭3스타)가 외국손님들에게 권하고 싶은 맛집 3개 안으로 소개되면서 불이 붙었다. 안그래도 이미 월매출 1.5억을 넘나들었는데 안성재쉐프의 릴스가 뜬 지난달에는 2억을 팔았단다. 테이블 9개인 만두집에서 말이다. 만두전빵도 예전에는 만둣국을 팔았다. 하지만 일손도 많고 번거로와 과감히 메뉴를 빼고 전골만 팔았다. 한때는 군만두도 팔았는데 매출의 나아짐보다 일손의 시스템에서 손해라는 생각에 인기좋던 군만두도 빼버렸다. 올해는 아예 찐만두까지 뺄 생각이라니 앞서가는 식당은 다르다. 대놓고 권하지는 않지만 만두전빵은 전골을 몇 명이 시키던 눈치주지 않는다. 정인분으로 먹어도 비싸지 않은데, 인원수 주문을 강요하지 않으니 손님은 대만족이다. 군대를 다녀온 아들이 홍콩에 만두전빵을 내는 게 꿈이라는 소리에 내 가슴이 벌컥 뛰었다. 여러모로 참 근사한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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