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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하 Sep 01. 2023

소중한 마스코트

“아저씨, 토토는 왜 말을 안 해요?”

 어느 날 배달을 마치고 가게에 들어오는 나를 보며 한 아이가 물었어요. 그러더니 거침없이 나를 만졌어요.

 “삐삐 삐삐.”

 “얘, 만지면 안 돼.”

 경고음만큼 빠른 아저씨의 ‘안 돼’ 였지만 ‘삐삐’ 소리를 막을 수는 없었어요. 가게에 있던 손님들이 귀를 틀어막았어요. 경고음이니만큼 소리가 요란하고 컸으니 그럴 만해요.

 “아유, 귀청 떨어지겠네.”

 “이왕이면 듣기 좋은 음악 소리를 내지 그러니?”

 “그러게. 앞으로 더 좋은 로봇이 나오면 우리 토토는 어떡하니?”

 나를 칭찬하는 말은 아니었지만 나는 사람들을 향해 꼬리를 흔들었어요.

 “바보 로봇.”

 나를 만졌던 아이가 한마디 더 했어요.

 나는 그럴 기분이 아니었지만 그 아이를 향해서도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어요.

 그날 저녁 배달을 마친 아저씨는 다른 날처럼 나를 구석구석 깨끗이 닦아줬어요. 아저씨는 배달하는 중간에도 나를 수시로 닦아줬어요. 내가 먼지와 충격에 약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날 소중하게 여기는 거예요. 나는 꼬리를 흔들어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아저씨가 나한테 말을 걸어야 꼬리를 흔들 수 있어요.

 “토토야, 너는 우리 가게의 마스코트야. 오늘 낮에 있었던 일은 잊어버려.”

 아저씨는 내 마음을 안다는 듯이 말했어요.

 나는 기쁜 마음으로 꼬리를 흔들었어요.

 “토토, 나는 너한테 내 행운을 다 걸었어. 그러니까 너도 최선을 다해서 너의 가치를 증명해야 해.”

 주인아저씨가 나를 충전기 집에 넣으며 말했어요.

 늘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던 아저씨가 오늘 따라 웃지 않았어요. 나는 꼬리를 흔들어 아저씨를 웃게 하고 싶었지만 충전기 집에서는 꼼짝할 수 없었어요.

 아저씨의 웃음을 지키려면 가게의 마스코트로서 내 가치를 증명하면 돼요.

 내 가치를 증명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요. 손님들에게 배달 점수로 별점 만점을 받으면 되니까요. 손님들은 당연히 항상 별점을 만점으로 줬어요. 배달을 한참 늦게 해도 말이죠.

 “미래생활을 체험하는 거니까 배달은 늦어도 상관없어요.”

 아저씨가 배달이 늦어질 거라고 죄송하다고 말해도 손님들은 늘 괜찮다고 했어요.

 간혹 내가 실수를 하면 오히려 그 모습이 인간적이라서 더 좋다고 말했어요.

 “엄마, 아이스크림콘 모양이 일그러졌어.”

 “그래도 기특하지 않니, 혼자서 여기까지 오고. 거기다 하나도 녹지 않았잖아. 얼른 토토 옆에 서 봐. 인증 사진 찍어야지.”

 손님들은 언제나 아이스크림보다 나를 더 반겼거든요. 그게 아저씨가 말하는 나의 가치라는 걸 나는 알 수 있었어요.

 “봐요, 사장님. 토토가 인터넷에서 인기예요. 토토가 있는 아파트가 어디냐고 다들 난리예요. 토토 덕에 아파트 가격도 올라가네요. 하하.”

 그렇게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려서 자랑한다는 것은 나중에 부동산 사장님이 얘기해 줘서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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