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노주현
길에 서있는 할머니가 나눠주신 전단지를 거절 못하고 받아버린 제 손에는 한 움큼의 동정이 들어있을지도 모릅니다
몸이 불편해보이는 지하철속 한 청년의 손에 쥐여준 빳빳한 만원짜리 지폐로 제 눈을 가렸습니다
흐릿하게 보였을까요
처절하게 살아가고 있는 한 가족의 모습이
아침에 받은 전단지 쪼가리로 다시 눈을 가려봅니다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합니다.
연민, 그리고 합리화.
이 시는 제가 고등학교 3학년때 썼던 시 입니다. 전 평소 지나다닐때 나눠주시는 전단지를 다 받고, 구걸하시는 분들께 꼭 돈 몇푼씩 넣어드립니다. 하지만 문득 들었던 생각은 제가 그 이면에 있는 큰 문제들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으면서 작은 선행 몇개로 스스로를 합리화한다는 것이였습니다.생각해보면 저 뿐만 아닌 우리 사회가 그랬습니다. 모두 정작 큰 문제들은 뒷전이고 자기 삶에 집중하기 바쁩니다.
현대사회에선 어쩔 수 없는 일이라지만, ‘타인’에는 내 친구, 동료등을 제외하고도 수많은 사람들이 포함됩니다. 그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선 더 넓게 바라봐야 합니다.
바쁘게 살다보니 우린 어느새 주변을 바라보지 않습니다.
시야가 좁아져 ‘나’ 말고는 아무도 바라보지 않습니다.
우리가 연민을 가져야 할 상대는 다름아닌 자신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조금 더 주목해야 합니다.
더 관심을 갖고, 더 시야를 확장해야만 정말 ‘나와 타인’의 의미있는 관계가 완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