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은 소리 하나도 제대로 못하는 제 자신이 답답해요.

최과장 직장인 심리상담 연구소

※ 본 글은 고민이 있는 직장인을 위한 글입니다. 필자가 회사를 다니며 직접 겪거나 주위에서 바라본 사례들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또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 봤을법한 사례들을 떠올리며 작성하였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했거나 하고 있는 분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Q.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동료직원에게 싫은 소리를 하고 싶을 때가 종종 생깁니다. 가끔씩은 화도 내면서 짜증도 내고 싶지요. 그런데 그것 잘 못하겠어요. ‘그냥 내가 참고 말지’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결국 진짜 참습니다. 그냥 그러고 마는 것이죠. 계속 그런 식으로 속으로 삭이다 보니 저만 골병이 드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제 모습을 보고 ‘사람이 화를 내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참 좋다. 유순하다’라고 얘기해 줍니다. 정말 속이 터집니다. 가끔씩은 ‘정말 내가 직장생활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가? 그냥 계속 이런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답답하네요. 최 과장님.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안녕하세요. 직장인 심리상담의 최 과장입니다.


고민님의 고민 잘 들었습니다. 고민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고민님은 회사에서 천사표로 통하고 계신 것 같군요. 부탁 거절을 잘 못하고 싫은 소리 잘 못하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주위에 한두 명씩은 꼭 있지요. 아마 고민님이 바로 그런 분이 아니실까 싶습니다.


그렇죠. 사람들 사이에서 이미지는 참 좋습니다. 참 좋은 사람 참 착한 사람으로 인식되곤 하지요. 하지만 정작 본인은 괴롭습니다. 왜냐고요? 결국 당신도 사람이기 때문이지요. 당신이라고 화가 안 나고 짜증이 안 나고 안 힘들까요? 다 마찬가지이지요. 당신은 단지 티를 안 내려고 하는 것뿐입니다. 속으로 삭입니다.


그럴수록 당신의 속은 문드러져 갑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밖으로 쉽게 표출하지도 못해요.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좋은 사람의 이미지였는데 화를 내는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되겠지요. 그러다가도 ‘이젠 솔직히 있는 그대로 표현할까?’하는 마음도 듭니다. ‘이제 그만 속 편하게 살자’라고 생각도 들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이렇게 당신 안에 있는 이 두 명은 당신의 마음속에서 줄다리기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 몇 가지를 당신에게 던져보겠습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당신은 누구인가요? 어떤 모습이 정말 당신인가요? 무엇이 당신 다움인가요? 본래의 당신 다움이란 것이 진짜로 존재는 하는 것일까요? 당신은 본래 천사표였나요? 천사표가 아닌 모습은 당신의 진짜 모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나요?


당신은 어쩌면 당신이 되고 싶은 모습에
당신을 스스로 가두어 놓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언제부터인가 당신은 천사표가 되기로 결심한 것일 수 있습니다. 아니면 결심 없이 어린 시절의 어떤 경험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린 시절이 아닌 성인이 된 이후의 특별한 사건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고요. 또한 당신은 그 계기를 의식하고 있을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당신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천사표가 진정 당신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게 바로 당신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런 모습이 아닌 당신은 당신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당신은 화내거나 짜증내거나 부탁을 매몰차게 거절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천사표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천사표의 모습만을 보여줘야 당신입니다. 그게 당신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사람입니다. 감정의 동물입니다. 감정을 숨기는 것은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것과 같습니다.


손바닥으로 잠시 해를 가렸다고 해가 없어졌다고 할 수 있을까요?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솔직한 감정을 숨겼다고 해서
그 감정이 사라진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적절한 감정 표현은 당신을 위해 필수적입니다. 적절한 감정 표현을 하는 당신 역시 당신 그 자체입니다. 화내고 짜증내고 싫은 소리하는 사람 역시 당신 그 자체입니다. 당신이 당신을 먼저 인정하시기 바랍니다. 당신이 당신을 먼저 인정할 수 있어야 다른 사람들도 당신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못하는 천사표가 되지 말고 화내고 짜증내고 거절하는 천사표가 되길 바랍니다. 화내고 짜증내고 거절하는 천사표 역시 천사표입니다. 신화에만 등장하는 천사가 되지 말고 현실 속에 등장하는 천사가 되시길 바랍니다.




동료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꼭 해주도록 하세요. 단지 그 방법에 좀 신경을 쓰면 됩니다. 즉, 화가 난다면 화가 난 채 그대로 동료직원에게 말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아무리 싱싱한 생선이라도 잡은 채 그대로 손님에게 내어주면 먹을 수가 없겠죠? 정성껏 손질하여 손님에게 먹기 좋게 내어 줍니다.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의 말도 잘 알아듣게 손질해서 들려주면 됩니다.


‘나는 이러이러한 일 때문에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내가 생각할 때는 아마도 이러이러한 이유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이 점에 대해 당신에게 꼭 말해주고 싶었다. 이 점에 대해 당신의 생각도 듣고 싶다’


이렇게 상대에게 당신의 생각과 감정을 조근조근 전해야 합니다. 그럼 상대방은 더욱더 당신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수 것입니다. 다른 당신을 잘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생각도 듣고 싶다는 말을 꼭 덧붙입니다. 이러한 표현은 일방향이 아닌 양방향이 되어야 합니다. 당신의 생각도 전하고 상대방의 생각도 듣고 싶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 순간 일방적 '전달'이 아닌 양방적(兩方的) '대화'가 됩니다. 당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얘기해주는 당신에게 상대방은 오히려 더 큰 호감을 가질지도 모르겠네요. 상대방도 여태 모르고 있던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깨닫는 바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당신과 그는 좀 더 가까워질 수도 있지요.



요컨대 당신이 다음을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당신 다움의 폭을 넓혔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반드시 이런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나는 ‘이렇기도 하고 저렇기도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당신은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당신 안에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당신이 존재합니다.


'난 원래 이런 사람이야'
라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아직 당신이 당신 속 또 다른 당신을 만나지 못한 것뿐이지요.


당신 안에 있는 또 다른 당신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세요. 산책을 하고 사색을 하세요. 책을 읽고 여행을 떠나세요.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내어 노력을 하세요. 그래야 당신 속 또 다른 당신을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집니다.


드디어 당신 안에 있는 또 다른 당신을 만나도 낯설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처음 만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주 오래전부터 곁에 있었지요. 다만 수줍음이 많아 쉽게 당신이 인지하지 못했던 것뿐입니다. 또 다른 당신을 만나면 반갑게 인사해 주세요.



‘만나서 반가워. 이제야 만났구나. 새로운 친구를 사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참 좋아. 앞으로도 종종 만나자’


고민님. 힘내시고요.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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