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 사람이 저와 함께 진급해야 하나요?

※ 본 글은 고민이 있는 직장인을 위한 글입니다. 필자가 회사를 다니며 직접 겪거나 주위에서 바라본 사례들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또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 봤을법한 사례들을 떠올리며 작성하였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했거나 하고 있는 분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Q. 안녕하세요. 최 과장님, 저는 이번에 과장 진급을 하였습니다. 진급한 것에 대해선는 너무 기쁩니다. 정말 원했고 많은 노력들을 기울여 왔기 때문이죠. 그런데 한 가지 신경 쓰이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다른 동료와 함께 진급을 했다는 점입니다. 제가 보기에 그 사람이 진급을 하는 것이 과연 맞나 싶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솔직히 그 사람이 왜 진급을 했는지 이해가 잘 되질 않습니다. 평상시 업무를 그렇게 열심히 하지도 않는 것 같고요. 직원들 사이에서 평판도 그렇게 썩 좋은 것 같지 않기 때문이죠. 그 사람이 진급을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실력이 과연 그 정도까지 되는지도 잘 모르겠고요. 한편으로 이런 생각을 하는 제자신도 좀 치졸하고 옹졸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함께 진급한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축하는 못해줄 망정 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다니 말이죠. 내가 진급했다는 사실에만 신경 쓰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되네요. 머리로는 자꾸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된다고 하는데 가슴으로는 자꾸 신경 쓰게 됩니다. 저만이 느끼는 이상한 감정일까요?








A. 안녕하세요. 직장인 심리 상담의 최 과장입니다.


이번에 진급을 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못마땅해하시는 그 동료분과 함께 진급을 하셔서 많이 속상하신가 봅니다. 그래서 마냥 축하만 드리기도 어려운 느낌이네요. 어쨌든 진급은 축하 드릴 일이죠. 고민님의 심정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민님의 그런 마음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기 때문이죠.


저는 진급을 하기 위해 알게 모르게 많은 일들을 해왔었습니다. 바로 지금의 '최 과장'타이틀을 얻기 위해서 말이죠. 주어진 업무에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하지 않아도 될 업무들까지 찾아서 했어요. 그뿐인가요. 혹시나 평판이 안 좋아져 진급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인맥관리에도 힘썼습니다. 정말 그 '과장'이라는 타이틀이 뭐라고 정말 많은 애를 썼던 것 같습니다.


결국 저는 진급에 성공했습니다. 너무 기뻐서 진급이 확정된 날 축하주를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던 버스에서 왈칵 눈물이 쏟아졌었습니다. 정말 거의 펑펑 울며 집에까지 가던 기억이 납니다. 그동안 한 것들에 대한 대가라는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그리고 그렇게 며칠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불편한 감정이 있었습니다. 실력 없어 보이는 제 동료 중 한 명도 함께 진급한 것이었습니다. 제가 보기엔 별 볼일 없고 실력도 없어 보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사람보다는 업무에 들이는 노력면에서나 성과면에서 당연히 제가 더 낫다고 생각습니다. 그런데 함께 진급했습니다. 약간 허무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는 이렇게 고생해서 된 건데... 저 사람은 그렇지가 안잖아...'

조금은 불공평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 사람은 운이 좋아서 쉽게 진급을 손에 넣은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불편한 감정을 해결하기 위해 나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저 사람을 떠올리지 않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내 마음이 좀 편안해질 수 있을까?'


많은 고민 끝에 제 마음을 많이 편안하게 해 준 답을 찾습니다 그 답은 '내가 모르는 그 사람의 실력과 노력이 있었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많이 편안해지더군요.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할수록 마음이 더 편안해졌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가면서 그런 감정도 점점 희석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몹시 신경이 쓰이던 그 동료에 대해서도 나중에는 별 생각을 하지 않게 되더군요. 지금은 아예 서로 다른 사업부에서 근무를 하고 있어 쉽게 볼 수도 없습니다.


심리학에는 '자기중심적 편향(Egocentric Bias)'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사건이나 현상에 대하여 판단을 할 때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쉽게 말하면 본인 위주로 생각하는 것이지요.


회사에서 다른 사람이 쓴 보고서를 읽어야 할 때가 종종 있지요? 그럼 저는 그 보고서의 전체적인 맥락이나 오타를 수정하는데 관심을 갖습니다. 그리고는 '나라면 더 짧은 시간에 이 보다 더 잘 쓸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을 무의식 중에 합니다. 하지만 그 보고서를 쓴 사람은 그 보고서를 쓰기 위해 초안을 잡고 자료를 뒤지며 유관부서로부터 걸려오는 수십 통의 전화를 견뎌내야 했을 것입니다. 정말 어렵게 보고서를 완성한 것이죠. 직접 하지 않은 것이면 알 수가 없습니다. 상대방의 결과로만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당신이 인정하기 싫은 사람과 함께 진급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한 일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입니다. 그가 한 일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그입니다. 그의 진급이 당신이 보기엔 쉽게 이루어낸 성과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가 진급을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고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는지 당신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가 얼마나 많은 남모를 좌절을 했는지 당신은 모릅니다. 그가 얼마나 다시 꿈꾸었는지 당신은 모를 수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고생한 만큼 그도 고생했습니다. 더 했을 수도 있어요. 그러니 그 사람의 노력과 성과를 인정해 주세요. 그렇게 하는 것이 당신을 마음을 더 편안하게 만들어 줍니다. 결국 당신을 위한 것이죠.

그리고 그 사람을 당신과 자꾸 비교하려 하지 마세요. 그 사람은 그 사람이고 당신은 당신입니다.


설령 당신만 진급이 되고 그 사람은 진급이 안됐다면 당신은 더 기쁠 수 있을까요? 설령 더 기쁘다면 왜 기쁜 것일까요? 당신이 더 기뻐해야 하는 구체적인 이유가 있을까요?


당신이 기뻐해야 하는 순간은 당신 혼자 진급하는 순간이 아닙니다. 당신의 노력이 빛을 발하여 무언가를 이루어 내는 순간 그 자체입니다. 당신이 노력하여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만든 지금입니다. 어제보다 더 나은 당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의 당신을 만나세요. 그 만남 속에 진정한 기쁨이 있습니다. 그 만남 속에 진정한 성취감이 있습니다. 미국의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는 이런 말을 했지요.


지금 현재 타인보다 우수하다고 고귀한 것은 아니다. 진정 고귀한 것은 과거 자신보다 우수한 것이다.


참으로 마음에 와 닿는 말 같습니다. 당신은 오늘 당신의 경쟁자를 물리쳤습니다. 당신의 경쟁자보다 더 우위를 점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만약 당신의 오늘 실력은 과거의 당신보다 실력이 더 떨어진 것이라면요? 당신만 놓고 볼 때는 전진(前進)한 것이 아니라 후진(後進) 한 것이라면요? 이래도 과연 의미가 있는 승리일까요?



당신이 오늘 경쟁자보다 우위를 점하지 못했더라도 좋습니다. 그래도 당신이 어제보다 더 나아진 것이라면 저는 그런 당신이 더 좋습니다. 남이 뭐가 중요한가요? 매일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당신이 중요한 것이지요.


남과 비교하지 마세요. 대신 과거의 당신과 비교하세요. 매일 나아질 수는 없겠지만 길게 보면 결국 나아지고 있는 당신이 진정으로 잘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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