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선배가 있습니다

최 과장 직장인 상담심리 연구소

※ 본 글은 고민이 있는 직장인을 위한 글입니다. 필자가 회사를 다니며 직접 겪거나 주위에서 바라본 사례들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또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 봤을법한 사례들을 떠올리며 작성하였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했거나 하고 있는 분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Q. 안녕하세요. 최 과장님, 반갑습니다. 저는 4년째 재무팀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한 부서에서만 4년 동안 근무를 하다 보니 이 업무에서는 경험이 많은 축에 속합니다. 경험이 많다 보니 사람들이 제게 관련 업무를 많이 물어보곤 합니다.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쳐줄 때 뿌듯함을 느낍니다. 제가 무엇인가 전문가가 된 기분입니다. 제가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요. 그래서 좋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우리 팀에 새로 온 선배가 한 분 계십니다. 영업팀에서 오신 대리님이십니다. 재무팀은 처음이니 당연히 업무에 대해 아직 모르시는 것이 많습니다. 가끔씩 그 선배가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물론 처음 하는 업무라 당연하겠지요. 그래서 그 선배가 제게 물어보시면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말씀드립니다.


그런데 어느 날이었습니다. 팀 사람들과 점심을 먹는 자리였어요. 팀장님이 그 선배에게 업무 관련 간단한 질문을 했는데 답변을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바로 대신 답해드렸죠. 그 선배는 제게 당연히 고마워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그 날이후로 그 선배는 제게 아예 질문을 하지도 않더라고요. 그때부터 제게 말을 잘 걸지도 않으시는 것 같기도 하고요. 제가 무슨 잘못이라도 한 것일까요? 저는 그 선배님과 잘 지내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를 잘 모르겠네요.






A. 안녕하세요. 최 과장의 직장인 상담심리입니다.


고민님의 심정을 물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말하기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쉽게 말하면 '뽐내는 것'을 본능적으로 좋아한다는 의미입니다. 단지 그러한 욕구를 얼마나 잘 억제하느냐, 얼마나 잘 표현하느냐 하는 정도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만 보더라도 잘 알 수 있죠. 제 딸은 올해 만 3살입니다. 자신이 아는 것이 있으면 어떻게 해서든지 아는 체를 하고 싶어 합니다. 알고 있는 사실이 터무니없어도 상관없습니다. 제가 알아들을 수 없어도 상관없습니다.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칭찬을 해주면 매우 좋아합니다. 칭찬을 들은 딸은 매우 뿌듯해하고요. 이런 모습만 봐도 자신의 앎을 뽐내기 좋아하는 것은 애들이나 어른들이나 마찬가지인 듯하네요.


그런데 말이죠. 당신이 뽐내기를 좋아하는 것만큼 다른 사람도 뽐내기를 정말 좋아합니다. 그러므로 당신의 뽐내는 모습을 상대방은 그다지 반가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당신이 잘난 체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당신이 뽐내는 영역이 상대방의 영역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므로 당신이 알고 있는 무엇인가에 대해 자랑스레 얘기하기 전에 그 얘기를 듣고 감정이 상할 수도 있는 사람이 없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mimi-thian-737012-unsplash.jpg



특히 기분 나빠할 상대방이 당신의 선배라고 한다면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선배 된 입장에서 더욱 기분 나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상대방이나 팀장님이 당신에게 직접 물어보면 대답을 해야겠지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먼저 나서서 대답을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백화점 화장품 영업팀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고 칩시다. 어느 날 주간회의 시간에 당신의 백화점 팀장님이 당신에게 묻습니다. '최 과장, 요새 식품 시장 동향이 좀 어떤가? 뭔가 좀 특이사항이 있나?' 당신은 순간 좀 당황합니다. 사실 주간 회의 때 받는 질문치 고는 좀 난이도가 있는 질문입니다. 순간 머리가 멍해집니다. 하지만 당신은 어쨌든 화장품 담당이기에 당신이 아는 선에서 질문에 성심성의껏 대답합니다.


그리고는 백화점 점장님의 눈치를 살핍니다. 뭐 그냥 그런대로 넘어가 주시는 눈치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옆에 있던 패션 담당 영업 담당자가 한 마디 거듭니다. '네 제가 알기로는 최근 식품 시장 중 특이점 하나는...'


아니 패션 담당이 갑자기 왜 껴들어서 식품 얘기를 하는지요? 당신이 만약 이 상황에 있다면 당신은 어떤 느낌이 들 것 같은가요?


위의 사례는 제가 실제로 회사에서 겪었던 일을 일부 각색한 것입니다. 한마디 거든 그분은 당시 저의 선배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당시 순간 열을 받았었습니다(너무 과격한 표현을 써서 죄송합니다). 화가 났다는 표현도 보다도 열을 받았다는 표현이 딱 맞습니다. 제가 도움받았다는 느낌보다는 제가 무능력하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식품 담당인데 식품에 대해 이 정도도 모르고 있나'라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부끄럽고 창피한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한마디 거들었던 그분은 어떤 의도로 그 한 마디를 거들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난감해 보이는 저를 위해 도와주려고 했던 의도였을 수도 있고요. 아니면 자신의 지식을 뽐내기 위한 의도였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좋게 생각을 하려고 해도 그 순간 제가 느꼈건 저의 느낌은 정말 안 좋았다는 것입니다. 정말 별로 였습니다. 더욱이 제가 듣기에는 별로 맞는 말 같지도 않았습니다. 어쨌든 사실 여부를 떠나 썩 유쾌하지는 않았던 기억입니다.


abigail-keenan-27295-unsplash (1).jpg


그 후 저는 이런 다짐을 했습니다.


'적어도 난 저러지 말아야겠다. 아무리 내가 잘 아는 내용이라도 그 내용을 얘기할 땐 한 번 더 생각해야겠다. 다른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저는 지금도 회사에서 제가 아는 어떤 내용을 얘기할 때는 사람과 상황을 가려가며 합니다. 지금까지도 이렇게 하는 것이 현명하게 사람들을 대하는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그렇다면 그와 같은 회의 상황에서 한 마디 거든 그 사람은 어떻게 했어야 할까요? 정말 자신이 말해주고 싶은 식품 시장의 정보가 있었다면 따로 조용히 말을 했어야죠. 회의시간에 모든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회의가 끝난 후 화장품 담당자인 저에게 따로 말했어야 합니다.


'최 과장, 최 과장이 아까 회의시간에 불편할까 봐 말을 못 하였었는데 내가 알기로 최근 화장품 시장은 말이야... 나중에라도 점장님께 따로 말씀드리면 좋을 것 같아'


이런 말을 들은 당신은 어떤 느낌이 들까요? 아마도 인생 최고의 동료, 선배를 만난 기분일 것입니다.


당신은 혹시 이런 적 없나요? 사람들이 다 있는 자리에서 누군가가 당신의 영역에 끼어들었다는 느낌을 받은 적 말이죠.


물론 반대의 경우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당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말하기 위해 공개적인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영역에 끼어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의 기분을 상하게 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요.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당신의 지식에 대해서 말하기 전에 그로 인해 기분을 상하게 할 사람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상대방이 당신의 선배라면 더욱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선배가 된 입장에서 더욱 큰 무능력감이 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당신의 아는 체가 상대방을 도와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의 무능력감, 부끄러움 등을 완전히 없애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특히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만약 당신이 잘 알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 알려주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앞서 말씀드린 대로 개인적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즉, 단둘이 있을 때나 메일, 전화, 메시지 등의 방법을 활용해야 합니다. 회의, 사무실 등 공개적인 환경에서 당신이 조언을 해준다면 조언을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불편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bruce-mars-585709-unsplash.jpg


요약하여 말씀드립니다.


당신이 보기에 답답한 선배가 있나요? 당신이 알고 있는 내용으로 도움을 주고 싶은 누군가가 있나요? 그 순간이 만약 다른 사람들과도 함께 있는 순간이라면 우선 신중을 기하세요. 당신은 선한 의도이지만 그로 인해 불편감을 겪을 누군가는 없는지 한번 생각해 보세요.


만약 있다면 조금만 참으세요. 당장 그 자리에서 말하고 싶어도 조금만 참으세요 그리고 나중에 조용히 그에게 귀띔해 주세요. 그것이 당신이 진정으로 그 사람을 위하는 방법입니다. 아시겠죠?


당신의 지식이 다른 사람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길 기대합니다. 파이팅.



슬라이드1.PNG


keyword
이전 10화저는 선배이지만 아무것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