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근시간을 둘러싼 논쟁이 뜨거웠다.
"9시 출근"이라고 했을 때, 누군가는 9시까지 사무실에 도착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최소 10분 전에는 와서 업무 준비를 해야 한다고 여긴다.
단순히 몇 시에 출근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세대별로 일과 조직을 바라보는 가치관의 차이가 담겨 있다.
기성세대는 오랫동안 '성실함'을 근무 태도의 핵심으로 삼아왔다.
회사는 곧 삶의 중심이었고, 가족보다 회사가 우선시 되던 시절도 있었다.
아침 일찍 출근해 자리를 지키는 모습은 곧 프로페셔널함의 상징이었으며,
오래 근무하는 것이 곧 '일을 잘한다'는 평가로 이어졌다.
반면 MZ세대는 다르다.
이들은 "얼마나 오래 일했는가"보다 "무엇을 성취했는가"에 가치를 둔다.
본인의 생활 리듬에 맞춰 효율적으로 일하는 것을 선호하고,
'일찍 출근하는 것 자체'를 효율의 증거로 보지 않는다.
이 세대에게 중요한 것은 출근시간이 아니라 성과와 몰입의 질이다.
따라서 출근시간 논쟁은 단순한 '시간 지각'의 문제가 아니다.
세대별로 다른 시대를 살며 체득한 경험이 다르게 작동하는 것이다.
어느 쪽이 옳고 그르다고 단정하기보다,
서로가 일을 대하는 맥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다만 조직은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과거의 기준이 지금도 그대로 맞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시차 출퇴근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 유연 근무제를 도입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출근시간을 고정적으로 강제하는 방식은 결국 '시간=성과'라는 낡은 등식을 강화할 뿐이다.
이제는 근무 시간의 길이보다 업무의 성과와 질적인 측면을 중심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기준의 모호성'을 없애는 것이다.
출근시간이란 개념 자체가 애매하다.
사무실에 도착한 시각인지, 컴퓨터를 켠 순간인지, 아니면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 시점인지
회사마다 해석이 다르다.
불필요한 혼란을 줄이려면 차라리 '업무 시작 시간'이라는 표현으로 정리하는 것이 낫다.
업무 시작 시각부터 회의도 열리고, 전화도 받으며, 본격적인 성과 창출 활동이 시작되는 것이다.
인사팀장의 시각에서 솔직히 말하자면,
출근시각 몇 분을 두고 과도하게 갈등하는 직원은 채용하고 싶지 않다.
근태는 단순한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가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일을 더 잘하기 위해 어떤 태도와 방식을 가질지 고민하는 것이 핵심이지,
출근시간 몇 분을 두고 줄다리기하는 것은 일의 본질을 놓치는 것이다.
내가 속한 팀은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운영하고 있다.
출근 가능 시간은 7시부터 10시까지로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상황에 맞게 시간을 정하고
그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출근한다.
중요한 것은 모두가 합의한 그라운드 룰을 존중하는 것이다.
나는 누가 언제 오는지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다.
대신 각자가 약속한 시간을 지킨다고 믿고, 무엇보다 성과관리에 집중한다.
결국 성과라는 결과가 신뢰를 지탱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