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내년도 조직개편을 준비할 때가 왔다.
조직개편을 준비할 때면 늘 같은 질문을 떠올리게 된다.
"좋은 조직개편이란 무엇일까?"
조직도를 다시 그리는 일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단순히 팀을 분리하고 통합하거나 리포팅 라인을 바꾸는 것으로 끝나는 일도 아니다.
조직을 바꾸는 건 결국 구성원의 일 방식, 책임, 성장을 다시 설계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조직개편은 화려한 발표자료보다 구조의 본질을 정확히 건드렸는가로 판단된다.
1. 전략과 조직이 '같은 방향'을 바라본다
조직개편의 출발점은 언제나 전략이다.
전략이 바뀌었는데 조직이 그대로라면 구성원들은 자연스럽게 혼란에 빠진다.
예를 들어, 디지털 전환을 강화하겠다면서도 데이터, IT 기능이 흩어져 있거나
연관성이 떨어진 조직 하부에 있다면 속도는 절대 나오지 않는다.
좋은 조직개편은 "지금 회사가 어떤 방향으로 가려는가"를 냉정하게 해석하고,
그 흐름에 맞춰 구조를 재배치하는 것이다. 전략-조직-사람이 한 축으로 맞물릴 때 힘을 얻는다.
2. R&R이 명확해진다
조직개편 후에 구성원이 가장 많이 말하는 불만은
"그래서 도대체 어느 조직에서 뭘 담당한다는 거야?"는 질문이다.
팀 이름과 상사가 달라지지 않더라도 조직 간 경계가 흐릿하면 혼란은 그대로 남는다.
좋은 조직개편은 일을 기반으로 R&R을 명확히 다시 정의하는 작업을 포함한다.
어느 팀에서 무슨 역할을 하는지 경계가 또렷해질수록 조직은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줄일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사람 중심'이 아니라 '일 중심'의 관점이 필요하다.
3. 리더십의 공백을 최소화한다
조직개편은 결국 리더의 보임으로 완성된다.
팀이 통합되거나 새로운 기능이 생길 때 리더는 일시적인 공백을 경험한다.
그러나 그 공백이 길어질수록 구성원들은 불안해지고 일은 멈춘다.
좋은 조직개편은 리더가 새 구조를 이해하고 이끌 수 있도록 명확한 R&R, 목표, 협업 방식을 제공한다.
또한 새 구조에서 리더가 어떤 관점으로 일해야 하는가를 충분히 안내해 리더십의 흔들림을 최소화한다.
4. 구성원의 경험을 존중한다
조직개편에서 흔히 간과되는 것이 구성원의 감정이다.
사람들은 변화 자체보다 "변화를 예측할 수 없음"에서 불안을 느낀다.
좋은 조직개편은 구성원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왜 바꾸는지", "내 일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한다.
조직개편의 본질은 결국 사람의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일이다.
5. 바꾼 뒤가 더 중요하다
조직개편 발표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새 조직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최소 3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기간에 HR과 리더는 계속해서 관찰하고 보완해야 한다.
조직 목표 및 타깃 수립, 핵심 프로세스 재정비, 협업 라인 구축, 인력 재배치 및 온보딩 등을
함께 설계한다.
겉으로는 조직도가 완성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성과는 이후의 세밀한 운영에서 갈린다.
좋은 조직개편이란 구조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일의 방식을 바꾸는 일이다.
전략과 조직이 정렬되고 R&R이 명확해지며 리더와 구성원이 변화의 맥락을 이해할 때
조직개편의 효과가 나타난다.
겉모습이 아니라 작동 방식을 바꾸는 것.
좋은 조직개편은 그 과정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데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