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팀장으로서 직원들의 퇴직 면담을 마치고 돌아오면 늘 나의 다면진단 결과를 다시 꺼내본다.
이미 익히 알고 있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피드백을 다시금 되새기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
리더로서 사람을 이끄는 위치에 서 있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옳다고 확신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상기하려는 나만의 의식이다.
누군가 나에게 "좋은 리더라고 생각하세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자신 있게 "아니요"라고 말할 것이다.
자신이 좋은 리더라고 믿는 순간부터 조직 내에서의 평판은 무너지기 시작한다.
더 이상 타인의 의견을 듣지 않게 되고, 내 방식이 최선이라는 착각 속에 빠지기 때문이다.
특히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틀렸다"라고 단정 짓는 순간,
나는 리더가 아닌 통제자가 되어버린다.
리더는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의심해야 한다.
스스로에 대한 의심은 불안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성찰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나는 지금 구성원에게 안전한 사람인가?"
"내가 내린 결정이 정말로 최선이었나?"
"누군가의 목소리를 지나치지는 않았는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습관이 없다면, 리더는 어느 순간 독선에 빠지기 마련이다.
조직은 언제나 변화의 중심에 있고, 그 안에서 사람들은 리더의 언행을 끊임없이 해석하고 반응한다.
때로는 말하지 않는 것이 더 많은 메시지를 주기도 하고,
한마디 말이 의도를 넘어 오해를 낳기도 한다.
그렇기에 리더는 늘 조심스럽고 신중해야 하며, 무엇보다 자신의 위치를 경계할 줄 알아야 한다.
좋은 리더는 완성된 상태가 아니다.
"좋은 리더"는 도달해야 할 지점이지, 머물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그것은 늘 부족함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되며, 피드백을 반갑게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완성된다.
불편한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고맙고,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상황이 오히려 축복이라 생각해야 한다.
그런 마인드가 없다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안 들으려는 사람", "고치지 않으려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나는 좋은 리더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 계속해서 연습하고 있는 사람이다.
실패도 하고, 실수도 한다.
때로는 오해를 사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과정조차 나를 더 나은 리더로 만들어주는 값진 자산이라 믿는다.
리더십은 권위나 경험이 아니라, 태도에서 시작된다.
그 태도란 끊임없이 자신을 점검하고, 타인의 시선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자신이 완전하지 않다는 인정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오늘도 스스로에게 묻는다.
"너, 정말 괜찮은 리더야?"
그리고 그 질문이 멈추지 않는 한, 나는 조금씩 더 괜찮은 리더가 되어가고 있다고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