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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골 May 24. 2023

거짓 없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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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레들도 나름의 소명이 있겠지만, 굳이 덤을 보태자그들은 비유로 쓰이려고 태어나는 게 아닌가 한다. 종이에 이런저런 잡념을 적내 모습은 온갖 분비물을 쏟아내는 벌레들 닮았다. 다만 이것이 독인지 꿀인지, 아니면 아주 사소해서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그런 종류의 것인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다.


 ‘내 글이 만약 실이라이라는 상상  때도 있. 기 적힌 글들이 아담한 고치나 끈적한 거미집이 되는 것이다. 나는 탈태를 기다리는 벌 되기도 하고, 아니면 제집에 걸려 우스꽝스럽게 발버둥 치는 미가 되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곧장 흥미를 잃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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