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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골 Apr 02. 2023

거짓 없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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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정과 이성과의 관계는 오이디푸스적인지도 모른다. 감정이 우리 몸에서 먼저 진화하여 우리의 정신 세계에 미리 자리 잡고 있었으며 뒤이어 이성이 진화했다면 말이다. 초기에 이성은 감정에 충실히 복종했을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아는 언어를 모조리 끌어다 쓰는 아기처럼, 이성은 감정추구하는 목적을 실현시켜 주기 위해 모든 체력을 쏟아부었을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성장한 이성은 이제 감정과 대립한다. 대들어도 될 정도로 힘이 세졌기 때문이다. 몸에 대한 독점적 지배권을 서로 탐하는 감정과 이성의 오이디푸스적 긴장관계 속에서, 이성은 감정에 계속 복종하거나 감정을 살해하거나 하는 기로에 서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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