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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골 May 08. 2023

거짓 없는 소설

9


 건 푸른빛이 먹히지 않은 이른 저녁에 산책을 하다가 자기 무게 보다 수 천 배는 무거울 무언가에 눌려 내장이 터져 버린 쥐를 보았다. 사람들이 잘 지나다니지 않는 길목이라 쥐의 몸은 영혼이 사라진 그 자리를 한동안 떠지지 못했으리라. 영혼은 몸이 신오한 규칙에 맞게 잘 정돈되어 있는 장소에서 나타난다. 저 쥐의 몸은 그저 그러한 배열이 어그러진 것일 뿐데, 규칙을 준수하는 나의 몸은 규칙을 어긴 몸의 위반을 나무면서 언감히 뒤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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