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되지 못한 형, 왕이 된 동생

태종의 선택, 세종의 시작

by 두부

사랑하는 우리 ○○에게,


○○야, 어제 이야기 기억하니?

‘왕자의 난’이라 불린 형제들 사이의 싸움이
두 차례나 벌어진 뒤에야
드디어 방원이 왕이 되었지.

바로 이 방원이 ‘태종’이라는 이름의 임금이란다.



태종은 나라를 바로잡기 위해 많은 일을 했어.

백성의 억울한 말을 듣기 위해

궁궐 앞에 ‘신문고’라는 북을 설치했단다.
억울한 백성이 있다면, 이 북을 쳐서

왕에게 직접 하소연할 수가 있었어.


또 나라에서 똑똑한 사람을 뽑기 위한 ‘과거 시험’도 자주 열었지.


이뿐만 아니라, 왕의 이야기를 글로 남기기 위해
그 기록인 '실록'을 쓰는 사람들을 모아
아버지 태조의 일부터 정리하게 했단다.
태종 덕분에 지금까지도

우리가 조선의 이야기를 자세히 알 수 있는 거야.



이제 태종은 다음 임금이 될 세자를 정해야 했어.
그래서 맏아들 양녕대군을 세자로 삼았단다.
왕이 되기까지 무서운 선택을 했던 태종이지만,
아버지로서는 아들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아꼈지.

태종은 양녕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어.
글도 잘 쓰고, 똑똑하고 눈치도 빠른 첫째 아들이었거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양녕은 점점 공부도 싫어하고,
왕이 되는 일도 피하려 했어.

궁궐 안의 규칙은 너무 엄격했고, 재미도 없었거든.

그래서 궁궐 밖으로 몰래 나가
백성들 틈에서 놀기도 하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수업을 미뤘단다.

양녕은 공부보다 사냥이나 놀이를 더 좋아했지.
심지어 몰래 매를 키우기도 했단다.


이런 양녕을 보며, 태종은 속이 많이 탔어.
사랑하는 아들이지만,
나라의 앞날도 생각해야 했거든.



그에 반해 셋째 아들 충녕대군은 달랐어.
조용히 책을 읽고,
밤늦게까지 공부하며
나라를 잘 다스리는 방법을 익히고 있었단다.


하지만 태종은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었어.
자기 아버지 태조가 세자 자리를
막내에게 줬다가 형제끼리 싸웠던 경험이 있으니
같은 일이 일어나는 걸 피하고 싶었던 거야.


그래서 양녕이 잘못할 때마다
믿고 또 믿어줬지만,
양녕은 그 기대를 계속 저버렸지.

“아버지도 그랬으면서, 왜 저만 나무라세요?”하고

반성은 하지 않은 채,
아버지를 원망하는 편지까지 보냈단다.


태종은 그 편지를 받고 마음이 무너졌어.
결국 양녕은 세자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세자를 뽑기로 결심했지.


둘째 아들, 효령대군은 착하고 다정했지만,

마음이 너무 여려서 왕의 자리엔 어울리지 않았어.


그래서 셋째 아들, 충녕대군을,

양녕대군을 대신해서 세자로 삼기로 했단다.


충녕은 슬기롭고 영리하며,
성실하게 공부하여 나라를 다스릴 준비가 되어 있다.
세자 자리에 걸맞은 인물이니 새 세자로 정한다.

그리고 1418년, 그해 여름,
충녕이 세자가 된 지 두 달 만에
태종은 스스로 왕의 자리를 물려주었어.

죽기 전에 임금이 된 아들을 도와주고 싶었기 때문이지.


이 충녕대군이 바로 우리가 잘 아는
세종대왕이란다.


세자가 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이미 충녕은 준비된 임금이었어.



○○야,


양녕대군은 왕이 될 수 있었지만
그 자리를 직접 놓았다고도 볼 수 있어.

혹시 그는 궁궐 안 생활이 답답해서
왕이 되는 게 행복하지 않았던 걸까?


그와는 달리,
충녕은 임금이 되고 싶었기에,
자신의 자리에서 준비하고 노력했지.
그래서 기회가 왔을 때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단다.


우리 ○○도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자신을 믿고 열심히 준비하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한 걸음씩 나아간다면
꼭 원하는 꿈에 닿을 수 있을 거야.


자, 그럼 충녕과 함께
꿈나라로 들어가 볼까?

‘코’ 자는 동안, ○○이의 마음속 꿈도
예쁘게 활짝 피어나길 바라.


좋은 꿈 꾸렴, 사랑하는 우리 아가.

이전 04화형제의 싸움, 다시 불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