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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6일

네가 세상에 나온 지 331째 되는 날

by 미상


2025년 4월 6일

나의 작은 친구에게


채아야 아파트 앞 산책로에 할머니 할아버지랑 아빠랑 엄마랑 채아랑 채아 첫 벚꽃을 보러 왔어. 참 운이 좋게도 주말에 날씨가 예뻐서 사진도 남길 수 있었네.


채아야 살아보면 알겠지만 벚꽃의 아름다움은 우리를 너그럽게 기다려주지 않는단다. 그러니 때를 잘 즐겨야 해. 따사롭고 예쁠 때를 잘 즐겨야 해.


앞으로 채아가 수없이 볼 벚꽃 중에 엄마 아빠가 제일 젊을 때라 조금 슬퍼지지만 앞으로 네가 볼 벚꽃은 얼마나 수없겠니. 얼마나 예쁘고 빛나겠니.


때론 혼자, 어떨 때는 친구랑, 자주 연인이랑 보겠지만 한 번씩 우리랑도 봐주면 좋겠다. 늙어서 주름 가득해 아주 창창히 예쁠 너랑 잘 어울리진 않을 테지만, 엄마랑 아빠도 그렇게 창창히 예쁠 때가 있었다. 그걸 잊지 않으려 일기를 써.

(이 글 보는 김채아 잊지 마라. 우리 너만큼 창창히 예뻤다ㅎ)


넌 어리고 난 젊을 때 우리 많은 걸 기록하며 다니자.

태어난 것만으로도 나의 봄인 채아에게. 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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