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025년 2월 26일

네가 세상에 온 지 292일째 되는 날

by 미상


2025년 2월 26일

나의 작은 친구에게


안녕 채아야.


오늘은 네가 얼마나 대단한 아이인지 좀 기록을 하려고 하는데 (나도 너도 그걸 잊지 않고 살아야 하지 않겠니) 너는 4개월에 뒤집기, 5개월에 되집기를 하고 나서 한동안 배밀이도 하지 않고 기어 다니지도 않아서 내 속을 조금 태웠던 시기가 있었어.

근데 하루아침에 스스로 앉더니, 바로 배밀이와 네발기기를 성공하고 잡고 일어서버려. 이제는 손을 잡아주면 발을 떼고 걷기 시작하더라. 그걸 보고 있자니 한동안의 내 걱정이 참 부질없다 느껴졌어.


너는 무엇보다 대단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너는 그걸 필히 기억해야 해. 누가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서고 걷고 하는 것만큼 대단한 게 어디 있니. 너는 그렇게 본능적으로 성장하더라.


살다 보면 정체되어 있는 것 같고 나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나이만 들어간다 싶은 날이 있거든, 꼭 기억해. 너는 본능적으로 성장 중인 것을.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더라고. 다음 도약을 위해 숨 고르기 하는 시간일 뿐.

그리고 그런 청춘을 지나가는 너를 보며 나는 네가 잠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같던 그 시기를 널 믿고 기다렸던 것처럼 기다리고 있을게. 너의 뒤엔 우리가 있다!


아자아자 화이팅 김채아.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17화2024년 12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