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미지의 서울> 대화를 곰곰이 생각하다가 씀
오랜만에 브런치를 쓰게 되었다.
진짜 오랜만이네.
최근에 드라마. <미지의 서울>이 종영하였다.
인상 깊게 본 드라마였는데 그중에서 극 중 한세진(류경수 cast)과 돌아가신 할아버지와의 대화의 장면이 있었다.
대사를 적어보았다.
세진 : 기껏 유학 보내놨더니 왜 고졸로 돌아왔냐고 욕을 해
할아버지 : 그걸 왜 욕을 해
졸업이 끝이야?
졸업장 그거 원래 일 시작하려고 따는 건데
일 시작한다며 그거면 끝 본거지.
세진 : 그래도.
할아버지 : 왜 미련하게 종점까지가?
너 내릴 때 내리는 거지.
끝이 뭐가 그리 중요해
시작이 중요하지.
뭔가를 시작하면 끝을 보거나 성과를 봐야 정리가 된다고 살아온 것 같다. 나뿐 아니라 현 새대를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이 공감하지 않을까?
그러다 보니 ‘시작’ 자체가 두렵고 무섭기도 하다.
시작을 했다가 헛수고를 했다는 허탈감이 들까 봐 하다가 너무 좌절할까 봐, 끝까지 못 갈까 봐 ,
또는 내가 내릴 곳을 헤매다 찾지 못할까 봐.
그런데 드라마의 위 대사를 듣고 ,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냥 ‘버스‘에 탔다는 것에만 생각할 수는 없을까?
그저 헤매다가 원점에 돌아왔다고 해도 버스에서 라디오를 들었을 수도, 잠깐 차에서 졸았을 수도, 멍을 때릴 수도.. 차창 밖의 풍경에 매료되었을 수도 있는데..
목적지에 내려야 한다고 긴장감에 아등바등..
가끔은 스스로를 조금 풀어헤쳐놓고 ‘종료‘, ’ 달성‘, ’ 끝‘ 말고 그저 그냥 그 순간순간에 나에게 ‘물어보기‘ 를 하면서 버스에서 더 있을 건지, 내릴 건지, 아니면 다른 버스를 탈것인지 말이다. 어차피 버스를 타고 내리고 갈아타고 계속 있을지의 주체는 정류장이 아니라 ‘나‘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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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블로그에 쓴 <미지의 서울> 리뷰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