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by writing
C.S.Lewis
모처럼 산책길에 책을 펼쳤는데
콕콕콕 땅을 훑던 새 한 마리가
뭐하니, 하고 쳐다본다
몇 글자 읽지도 않은 책장을 덮고
새와 눈을 맞춘다
꼭 보내려는 건 아니었던
엽서 한 장이 있어서
연필을 손에 든다
새는, 그래 그거지, 하는 표정을 짓고는
제 할 일로 돌아간다
내가 뭘 하려는지 아는 것처럼
한참을 발밑에서 쫑쫑거리더니
휙 하고 날아간다
나를 깨우는 알람이
집 밖으로 나와 작은 새가 되었구나
타박타박 걷는 길에 발견한 아름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