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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탁소리 Aug 28. 2021

새와 책, 거꾸로 엽서

모처럼 산책길에 책을 펼쳤는데

콕콕콕 땅을 훑던 새 한 마리가

뭐하니, 하고 쳐다본다

몇 글자 읽지도 않은 책장을 덮고

새와 눈을 맞춘다

꼭 보내려는 건 아니었던

엽서 한 장이 있어서

연필을 손에 든다

새는, 그래 그거지, 하는 표정을 짓고는

제 할 일로 돌아간다

내가 뭘 하려는지 아는 것처럼

한참을 발밑에서 쫑쫑거리더니

휙 하고 날아간다

나를 깨우는 알람이

집 밖으로 나와 작은 새가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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