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wonder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풍탁소리 Sep 01. 2021

꿈길에는 먼지도 없고

폐허 속의 건물들이 보였다

아니 구멍이 뻥 뻥 뚫린 벽체라고 해야 하나

낯익지만 처음 보는 풍경 속을

몇 걸음 디뎌 보고서야

꿈이라는 걸 알았다

꿈속에서 나는 무방비상태였다

안이 보이지 않는 구멍들이 무서웠다

아무도 없는 길을 천천히 밟으며

여기저기 듬성듬성 나 있는

풀포기들을 보았다

풀을 보니 안심이 되었다

이곳도 살아있는 공간처럼 느껴지고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오는 듯도 했다

건물이 끝나는 지점에서 발을 멈추고

황량한 풍경을 휘휘 둘러보았다

한 걸음 더 내디디면 깨어나는 건가

발밑이 허전했다

어디로 떨어질지 겁을 먹기도 전에

길이 뚝 끊어졌다









매거진의 이전글 물의 벽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