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 돌고 왔다
주욱 뻗은 길로만 걸어도 한 바퀴
빙글빙글 돌아도 한 바퀴
아무렇게나 쏘다니고 돌아와도 한 바퀴
출발점 찍은 곳이 도착점
모든 순간이 원점.
하늘은, 구름도 자국을 안 남기는데
내 삶은 궤도 이탈한 점들로 얼룩얼룩하다
아름다운 고리는 먼 얘기
나무들이 바람의 즉흥연주를 즐기는 동안
모든 색깔의 소음이 세상을 채운다
차 소리, 이야기 나누는 높고 낮은 음성들,
킁킁거리는 강아지, 덤불 틈새로 스윽 숨는 고양이,,,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나는
공원 흔들 벤치에 늘어진 몸을 수습해 집으로 향한다
동네 한 바퀴 돌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