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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탁소리 Sep 12. 2021

가만히 바라보다

바람이 좋은 날이다

나뭇가지가 살랑거리고

나는 철제 난간 이쪽에서 커피를 홀짝이며

책장을 넘기고 있다

건물 이층높이의 나무 몸통이

내 허리둘레보다 가늘지만

뿌리는 얼마나 깊고 넓게 얽혀 있을지

가늠할 수 없다

난간 너머를 바라보고 있는 동안

책장이 팔랑거린다

커피 향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어느 일요일 오후

나는 나무가 주인공인 세계에 잠시 스며들어가

인사만 겨우 하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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