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by writing
C.S.Lewis
바람이 좋은 날이다
나뭇가지가 살랑거리고
나는 철제 난간 이쪽에서 커피를 홀짝이며
책장을 넘기고 있다
건물 이층높이의 나무 몸통이
내 허리둘레보다 가늘지만
뿌리는 얼마나 깊고 넓게 얽혀 있을지
가늠할 수 없다
난간 너머를 바라보고 있는 동안
책장이 팔랑거린다
커피 향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어느 일요일 오후
나는 나무가 주인공인 세계에 잠시 스며들어가
인사만 겨우 하고 나왔다
타박타박 걷는 길에 발견한 아름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