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유리창 밖은 체감온도 영하인데
조명이 따뜻해서 그런가
밝고 그림 같은 풍경
저들은 저 안에 사는 존재들 같고
나는 어두운 길을 걷다가
빛에 홀린 행인
정신 차리자
이건 밤의 연극
불이 꺼지면
저들도 집으로 간다
마른 잎들이 발 밑에서 사라락 부서지고
나는 등이 시리다
앞이 캄캄해졌다가 비현실적으로 다시 밝아진다
밤의 카페 옆에 또 다른 밤의 카페가
무대처럼 열린다
저 안에는 또 다른 배우들이 산다
다정하거나 우울하거나
저 안에 내가 있거나 없거나
다른 세상인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