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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탁소리 Jun 26. 2022

밤의 놀이

바람이 부는 밤엔

나무들이 잠들지 못한다

나뭇잎들이 바람에 부대끼는 소리에

동병상련의 나도 끌려나간다

내심 비를 기다리며 공원 벤치에 앉는다

눈을 감고 들으면 파도 소리 같기도 해서

나는 바닷가에 앉아있는 상상을 한다

쏴아 쏴아 소리에 내가 지워진다

어쩌면 나는 지워지고 싶은지도 몰라

소리가 난다, 있다

소리가 끊긴다, 없다

끊긴 듯 이어진다, 없는 듯 있다, 있는 듯 없다

쏴아…

나뭇잎들이 요란하게 부딪힌다

시원하다

인적이 끊긴 밤

눈을 감은 나는 내가 없는 냥, 아무도 보지 못하는 냥,

홀로 숨바꼭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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