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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탁소리 Dec 19. 2021

눈 도깨비

밤새 눈이 내렸고

인적 드문 일요일 오전 길가에

눈을 뒤집어쓴 도깨비 하나가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

심술궂은 얼굴이 밉지 않고

울퉁불퉁한 몸집이 싫지 않다

금 나와라 뚝딱은 못할 것 같지만

찡그린 얼굴 풀어주는 재주는 있는 것 같으니

제법 잘난 도깨비다

마침 그늘진 곳이라

오늘 하루는 무사하겠지만

내일은 나뭇가지 몇 개만 남기고 사라지겠지

괜찮아, 충분히 멋졌어.

도깨비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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