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꽃만 보였다.
마른 잎들 사이에서
작고 푸른 꽃이 반짝반짝 빛났다.
쪼그리고 앉아 좀 더 보고 있으니
여기저기 앙증맞게 올라온 파릇한 잎도 예쁘고,
커다란 갈색 잎도 군더더기 없이 곱다.
저마다 다른 색으로
가지가지 자연스러운 형태로 숨쉬고 있다.
서로 간섭하지 않고, 밀어내지도 않고,
무심하고 평화롭게, 있다.
이 세계를 돌봐주는 빛을
내 그림자가 가리고 있는 걸 문득 깨닫고
무거운 다리를 일으킨다.
살짝 어지럽고 눈이 부시다.
타박타박 걷는 길에 발견한 아름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