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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소희 Nov 20. 2020

식겟집 아인 몹씬다.


식게 음식 중 튀김은 언제나 먹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시절은 달랐나 보다.

식겟집 아이들이 튀김을 손에 들고 밖으로 나가면 동네아이들은 “나 호꼼만, 나호꼼만.” 하면서 달라붙었다고 했다.      



“식게 해나믄 막 쎈 척허여.”

(제사하면 쎈 척하지)


“식겟집 아이 이시믄 ‘호꼬만, 호꼼만’ 나 호꼼만. 허멍, 경허멍 쫓아 가멍.”

(제사 지낸 아이에게 ‘조금만, 조금만’ 말하면서 쫓아가면서)


“적꼬지 꿰멍 그냥 도라정 (웃음) 아이고.

(적꼬지에 꿰어 들고 (웃음) 아이고)


“밀가루가 이서 사. 밀가루 먹진 못행 살아신디. 밀가루 어성 못 먹엉 살았주.”

(밀가루가 어디 있어. 밀가루 먹지 못해서 살았지. 밀가루 없어서 못 먹고 살았지)     


가난했던 시절 밀가루도 듬성듬성 발라진 튀김을 들고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대장질 했던 우리 제주 어르신들의 어릴 적 모습이 떠오른다.      


“고구마, 감자 튀길 때 기름은요? 식용유가 없었잖아요?”


“유채 농사짓거든, 그걸 해당 기름행 짜그네. 튀기는 거는 생으로 기름 빠고. 양념하는 것은 볶아서 기름 짜고.”

(유채 농사지었어. 그걸로 기름을 짜. 튀기는 것은 생으로 기름을 빼고. 양념하는 것은 볶아서 기름을 짜고)


(튀김 할 때 저렇게 많은 기름이 들어간다. 우리 제주 어르신들은 유채기름,  콩기름을 자주 사용하셨다고 한다)


없는 살림이지만 식게 음식을 정성 들여 준비한 어르신들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시절을 살아온 제주 어르신들의 이야기 속에 나는 또 한 번 감사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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