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뚝의 힘을 느끼며 몸을 낮춘다. 차투랑가 단다에서 업독으로 흐르듯 움직인다. 다운독에서 만나 숨을 고른다. 그래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자세는 사바아사나. 일명 ‘시체’ 자세다.
주 3회 요가를 3개월 권으로 끊었다. 나는 3교대 스케줄 근무자다. 일정한 패턴 없이 일하고 쉰다. 그래서인지 개인 시간이 의외로 많다. 아무래도 출퇴근 지옥철이나 남들 다 한다는 야근이 없어서인 것 같다. 요가는 아침에 갈 때도 있고 저녁에 갈 때도 있다. 크로스핏이나 러닝 같은 다소 결이 다른 운동만 해왔던 내가 갑자기 요가를 끊게 된 건 몸의 이곳저곳이 아팠기 때문이다. 등 뒤에 지렁이 기어가는 느낌으로도 모자라 움직일 수 없을 만큼 승모근 주변이 뭉치고 아팠다. 스트레칭을 해준다고 해줬는데도 효과가 없었다. 최후의 방편으로 나는 요가를 택했다. “어깨를 많이 풀어줘야겠어요.” 처음 체험권을 쓴 날 요가 선생님은 내게 몸이 많이 굳어있다면서 말했다. 어깨 다음엔 골반이라고. 골반까지 푸는 덴 시간이 오래 걸릴 거라고도 했다.
찔끔찔끔 이긴 하지만 그래도 운동을 멈추지 않았던 내가 요가만 하면 무력해진다. 바르게 앉는 자세부터도 잘 안되기 때문이다. 무릎을 낮추고 척추를 세우라고 하는데 무릎이 도무지 낮춰지지 않는다. 남들보다 한 10센티는 높게 솟아있는 것 같다. 한쪽 발을 다른 쪽 허벅지 위에 올려 앉는 자세는 더더욱 안된다. 자꾸만 발이 풀린다. 어깨와 가슴을 펴내는 것에 집중해야 하는데 다리의 자세부터 잡히지 않으니 그다음으로는 나아갈 수가 없다. ‘내 몸이 이렇게 쓰레기였나?’ 싶다. 욕심부리지 않고 내가 되는 한에서 최대한 움직여보는 게 요가라고는 하지만 그 마음을 비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오늘은 아침 9시 50분에 시작하는 요가 수업에 갔다. 우리 요가원에는 선생님이 네 분 정도 계시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오늘 수업을 한 선생님을 제일 좋아한다. 차분한 목소리도 좋고 마지막에 “한 시간 동안 매트 위에서 열심히 움직인 내 자신에게 존중을 담아 감사합시다”라고 말하는 것도 좋다. 나 스스로에게 감사하자는 말에 위로를 느낀다. 언제든 ‘아기 자세’에서 쉬어가도 좋다고 말하는 점도 마음에 든다. 물론 아기 자세에서 쉰 적은 아직 없지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움직이라는 게 내 마음의 짐을 덜어낸다.
요가를 하다 보면 가끔 웃음이 난다. 선생님이 보여준 자세와 너무도 다른 자세를 수강생들이 자기 마음대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은 내 자세에 집중하느라 남들 자세를 볼 틈도 없다. 그런데 진짜 가끔, 아주 가끔 시선을 돌리다 보면 다들 이상한 자세로 대충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움직이고 있을 때가 있다. 수련을 하면서 웃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는다. 뻣뻣한 몸으로 요가하는 건 고역이지만 어떤 면에서 요가는 분명히 즐겁다.
아침에 일어나 두 시간 정도 책을 읽고 요가로 시작한 하루였다. 저녁엔 회사에 가서 밤샘 근무를 해야 하지만 견딜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