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화 《스트레스의 힘》 켈리 맥고니걸
<소호의 생산성을 높여요>는 매주 금요일, 생산성을 높여주는 책을 선정해 이야기를 나누는 팟캐스트 방송입니다. 작가 소호와 고정 패널 옹님이 함께합니다. 팟빵과 아이튠즈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듣기만 해도 스트레스가 올라올 것 같은 단어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집에 가고 싶다' 혹은 '얼른 없애버려야지'. 나 역시도 그랬고,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켈리 맥고니걸의 '스트레스의 힘'은 다른 관점을 제안한다. 우리는 세상의 모든 해로운 것들을 뭉뚱그려 스트레스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지만 알고 보면 스트레스는 유용한 면이 많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의 치료제로 쓰이기도 하고, 코르티솔과 옥시토신은 염증을 줄여주고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회복시킨다고 한다. 게다가 스트레스도 받다 보면 '내성'이 생긴다. 책에 나오는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에 유용한 면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실제로 분비되는 성장 호르몬의 비율이 달라서 훨씬 좋은 결과를 낸다.
“비록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해롭다고 생각하지만 고도의 스트레스는 우리가 원하는 것들, 즉 사랑과 건강 그리고 삶에 대한 만족감과 함께 오는 듯하다. (...) 스트레스는 우리 삶이 어딘가 잘못됐다는 신호가 아니라, 우리가 개인적으로 중요하고 의미 있는 활동과 인간관계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지표이기도 한 것이다.”
- <스트레스의 힘> 중
합기도는 상대방의 에너지를 전환시키는 원리에 입각한 무술이라고 한다. 들어오는 힘을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역이용해서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것. 스트레스도 마찬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밀어내거나 스트레스로부터 피하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의 에너지를 이용해 그 힘으로 도전을 해 보는 것이다. 사람들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투쟁하거나 도피하는 반응을 보이는 건 진화 과정에서 필수적이었던, 그래서 너무나 인간적인 반응이라고 한다. 다만 현대의 스트레스 요인은 옛날에 비해 너무나 복잡해서 단순히 투쟁-도피 전략으로는 제대로 대응이 안되는게 문제다. 저자가 제안하는 '도전' 전략은 합기도의 원리와 마찬가지로 스트레스의 에너지를 역이용하는 영리한 방식이다.
힘든 일을 여러 번 겪은 친구일수록 스트레스에 덤덤하다. 스트레스도 한 번 경험하면 뇌에 각인이 되고 학습이 되기 때문에, 내성이 생겨 점점 더 능숙하게 다룰 수 있다. 우주비행사들이 비행을 앞두고 고도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훈련을 받는 것도 같은 원리를 활용한 것이다. 저자는 이를 '스트레스 백신'이라고 표현한다. 역설적이게도 스트레스는 피하지 않고 포용할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스트레스 상황을 맞닥뜨린다면, 기회로 삼고 스트레스와 친해지는 연습을 시작해보자. 긴장 상황이 닥치면 심장이 뛰고 식은땀이 난다. 먼저 이 반응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긴장할 때 내가 긴장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몰두하기 시작하면 정작 중요한 행동을 놓친다. 그런 점에서 긴장하는 사람에게 가장 안 좋은 방법은 '진정해'라고 말하는 것이다. 가슴이 벌렁거리고 식은땀이 나는 것은 당연한 반응이라고 받아들이고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한다. 나아가 그 반응들을 '에너지의 신호'로 여기고, 역이용한다는 생각을 가져보기를 추천한다.
결국 이 책의 핵심은 스트레스가 좋다, 나쁘다를 결정하기보다, “나는 스트레스를 유익한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가?”에 대해 먼저 생각해보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없는 사람도, 스트레스가 없는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는 마음으로 스트레스란 미운 놈한테도 손을 한 번 내밀어 보면 어떨까. 지금은 밉겠지만 시간이 쌓여 언젠가는 친구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글 - 소호
그림 - 모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