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호 Oct 30. 2019

뇌에게 필요한 휴식법은 따로 있다

<최고의 휴식> 구가야 아키라



'휴식'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지? 소파에 늘어지게 누워있는 모습? 물론 그렇게 몸을 쉬게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뇌를 풀어주는 휴식법은 따로 있다. 아무리 쉬어도 피곤를 느낀다면 뇌에 피로감이 쌓여있을 가능성이 크다. 뇌는 체중의 2퍼센트에 불과하지만 신체가 쓰는 에너지의 20퍼센트를 차지하고,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는 상태에서도 뇌는 공회전하며 에너지를 소비한다. 뇌라는 컴퓨터는 항시 켜져 있는 것이다. 무려 60~80퍼센트의 에너지가 공회전에 사용된다. 하루 종일 누워서 쉬었는데도 이상하게 피곤하다면, 뇌의 공회전 상태인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 Default Mode Network) 때문이다. 이것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뇌 구조를 만들어야만 뇌는 비로소 '휴식'할 수 있다.


스티브 잡스나 유발 하라리같은 세계적인 명사들의 명상 이야기뿐만 아니라 구글의 SIY(Search Inside Yourself)라는 사내 마음챙김(Mindfulness) 프로그램이 알려지면서 명상이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긴 하지만, 그 효과에 대한 눈길은 여전히 미덥지 않다. 그러나 명상은 더 이상 종교적인 의식이나 단순히 긴장을 이완하는 행위가 아니다. 뇌 과학으로 입증된, 실용적이고 과학적인 휴식법이다.


마인드풀니스의 아버지로도 불리는 존 카밧진 매사추세츠 의과대학 교수는, 마인드풀니스 스트레스 저감법을 8주 동안 실행한 결과 대뇌피질이 두꺼워졌음을 밝혀냈다. 뇌는 가소성이 있어서 스스로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명상을 통해 쉽게 지치지 않는 뇌로 만드는 것은 우리 힘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방전된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은 진정한 휴식이 아니다. 자신의 뇌를 바꿔서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마음의 근력을 갖는 것이 '최고의 휴식'의 진짜 목적이다."

- <최고의 휴식> 구가야 아키라




| 지금 이 순간을, 아이의 눈으로 보기 |

어떻게 하면 뇌의 공회전을 통제해서, 낭비되는 에너지 소모를 막을 수 있을까? 먼저 지금 이 순간을 관찰해야 한다. 호흡에 집중하면서 손 끝과 발바닥의 감각, 엉덩이가 바닥에 닿는 느낌 같은 순간의 신체 감각을 느껴본다. 순간을 느끼는 것은 쉽지 않다. 명상을 하다 보면 금세 다른 생각으로 뇌가 가득 찬다. 찬찬히 생각들을 바라보다 보면, 모든 피로와 스트레스는 과거와 미래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지난 일에 연연하고 일어날 일에 불안해하다 보면 마음이 지금에 머물지 못하는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아이의 눈이다. 아이들은 늘 눈앞의 것들에 주의를 기울인다. 세상 모든 것이 신선하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에 있는 나'를 또렷이 바라보는 것이 마음챙김 명상의 시작이다.



| 동작 명상과 자비 명상 |

가만히 앉아서 하는 명상이 힘들다면 걷기 명상과 같은 '동작 명상'도 좋은 시작법이다. 구글의 SIY(Search Inside Yourself) 프로그램에서 하는 명상법으로, 자기 신체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여 지금, 여기를 의식하는 방법이다. 발바닥이 땅에 닿는 감촉, 코 밑으로 느껴지는 호흡을 느껴보자. 내 몸을 내가 스스로 컨트롤하고 있다는 느낌 속에서 뇌의 공회전 모드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진다. 또 하나의 방법은 '자비명상'으로 UCLA에서도 가르치는 명상법이라고 한다. 마음속으로 감사한 사람들을 떠올리면서 애정, 친절, 감사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만으로 후방대상피질의 활동을 즉각적으로 저하시킨다는 것이 밝혀졌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뇌라는 점토를 빚으면, 주무르는 데로 바뀐다.



| 머릿속 열차에 라벨링 하기 |

명상을 하다 보면 무수한 '잡념'들에 휩싸인다. 중요한 건 잡념에 대해 방관자로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잡념을 자신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지만, 나는 그저 잡념을 담는 그릇에 불과하다. 잡념들을 마음이라는 플랫폼을 자유롭게 오가는 열차들이라고 생각하자. 열차는 플랫폼을 지나쳐갈 뿐, 마음이라는 역은 항상 그 자리에 있다. 지나쳐가는 열차들에 라벨을 붙이자. 예를 들어 명상을 하다가 몸에서 느껴지는 통증 때문에 앞으로 건강이 나빠질 것 같아 걱정된다면, '건강 염려'라는 라벨을 붙여서 열차를 보내는 것이다. '건강 염려'라는 열차는 언제고 다시 찾아오겠지만 우리가 할 것은 그저 알아차리고, 보내주는 것뿐이다.



구가야 아키라의 <최고의 휴식>은, 세네 달 정도 명상을 해보고 관련 책이나 연구들도 찾아보면서 내가 막연하게 느꼈지만 아리송하던 내용들이 쉽고 명료하게 정리된 책이었다. 마음챙김 명상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명상을 하지 않더라도 머리와 마음이 복잡한 사람이라면, 지금 잠시 눈을 감고 '열차 라벨링'만이라도 한 번 해보길!



최고의 휴식

구가야 아키라


목차

1장 그들은 어떻게 휴식을 취하는가

2장 지치지 않는 마음을 찾아서

3장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힘

4장 한 가지에 초점을 맞춰라

5장 마음의 디톡스를 위하여

6장 스트레스에 무너지지 않는 힘

7장 잡념에서 자유로워야 편안해진다

8장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지키는 법

9장 역경에 흔들리지 않는 마음

10장 심신의 진정한 휴식을 위하여

11장 최고의 휴식법이란 무엇인가


매거진의 이전글 두려움으로부터 한 걸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