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서 보낸 오후

by 보노보노야

남양주 전원에서 생활 중인 지인이 모종을 심어야 하니 핑계 삼아 놀러 오라고 연락을 해왔다. 아내와 토요일 오후 광릉수목원 인근 봉선사에 들렀다가 지인의 집으로 갔다.


지인은 비교적 일찍 경제적 자유를 획득하고, 은퇴해 전원에 살고 있는데, 넓다고 하면 넓은 텃밭에 온갖 먹거리를 심고 가꾸고 있다. 매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아로니아, 매실, 부추, 머위, 도라지 등이고, 나머지는 그때그때 수량과 위치가 바뀌곤 한다.


모종을 해야 한다고 한 것은 감자, 쌈채소, 방울토마토, 고추, 봄배추 등이었는데, 도착해 보니 전날 감자는 다 심었다고 한다. 300여 개 가까운 모종을 넷이 손을 보태 하니 오래 걸리지 않고 끝낼 수 있었다. 작년에 참외가 잘돼서 올해는 참외를 몇 개 더 늘리고, 작년에 재미를 못 봤던 수박을 흙이 좋은 아로니아 나무 아래에 심어 기대를 해보기로 했다. 또 올해는 대저토마토도 몇 개 심어 작황을 보기로 했다.


늘 먹던 대파가 아니라 삼동파

우리 집은 비교적 파를 많이 먹는 집이라 올해 대파가 잘되고 있다는 말에 기대를 하고 갔다. 아랫단이 하얀 일반적인 대파가 아니라 물어봤더니 토종대파라는 삼동파라고 했다. 궁금해 찾아보니 겨울을 세 번 난다고 해서 삼동파라고 하고, 다른 파보다 단맛이 강해 육개장이나 매운 음식에 넣어 같이 끓이면 매운맛이 조금 중화되기도 하고, 구워 먹어도 좋다고 한다.

(집에 돌아와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아내가 파가 많으니 육개장을 끓여야겠다며, 부지런히 육개장을 끓였는데, 정말 단맛이 드는 느낌이 들었다)


입맛 도둑이라는 다래순

주차해 둔 차를 자꾸 옮기라고 해 왜 그런가 했더니, 주차하는 곳 지붕에 자라고 있는 다래의 순을 따가라는 것이었다. 데쳐서 무쳐먹으면 이것만큼 맛있는 밥반찬이 없다고 해 따다 보니 줄기와는 전혀 다르게 순이 부드러웠다. (이것 또한 집에 와 데쳐서 무쳐 먹으니 여태 먹은 나물들과는 다른 맛으로 좋았다.)


삼동파는 손질도 필요 없이 깨끗하다

삼동파와 부추, 머위나물, 다래순, 달래, 쪽파 등을 뜯어 손질하고 저녁까지 먹고 집에 돌아오니 별로 한 것도 없는데 피곤했다.

아내와 술 몇 잔을 마시고 침대에 누우니 까무룩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 다이아몬드를 줍는 꿈을 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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