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업 이야기. 11
사업을 시작하며 직원 때문에 난감한 경우를 여러 번 겪었다.
그중 생각나는게 처음 시작하면서 있었던 일이다.
공고를 내고 몇 명과 면접을 진행했는데, 그중 한 여성이 괜찮을 거같았다.
경력도 괜찮았고, 업무 경험도 우리가 시작할 일과 잘 맞을 거같았다.
면접 다음날 연락해, 면접때 물어본 것처럼 '일주일 후 출근이 가능하냐'고 물었다.
연봉과 조건 그리고, 출근 시 지참해야할 서류를 알려줬다.
그리고 잘 해보자는 인사와 함께 전화를 끊었다.
첫출근 하는 날 오후에,
그 직원은 내게 찾아와 3주 후에 결혼식을 치르기로 했고,
신혼여행을 유럽으로 가기로 했는데, 10일이 될 거같다. 혹시 가능할까요? 라고 물어보는 것이다.
아, 축하해..라는 말은 입에서 나오는데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왜 이 친구는 전화통화할 때 이 얘기를 하지 않은걸까? 아니 면접당시에 이 얘기를 왜 하지 않은걸까?
-아예 결혼식까지 치르고 여행 마치고 출근을 하라고 했어야 하나
-이거 혹시 나 엿먹이는건가?
이제 초창기 회사인데 너무 하다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주워담기는 힘들 거 같아서 알았다고 했다.
직원은 출근한 지 3주 만에 결혼식 축하금에 신혼여행 휴가, 추가 5일의 휴가까지 챙긴 셈이다.
여러가지 생각이 복합적으로 떠오르던 그 순간, 그 직원이 앞으로 갈 길이 생각난 건 아닐까?
결국, 그 직원은 출근한 지 1년 + 일주일 후에 임신을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마지막 근무일엔 같이 근무하던 여직원들의 축하를 받으며 회사를 떠났다.
그리고 출산을 한 후엔 내게 아기사진을 보내와 나를 어지럽게 했다.
(나는 축하한다면 아기 선물까지 보내줬다 ㅠㅠ)
하나부터 열까지 사업을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상식적으로 살자라고 하지만, 사람마다 상식을 다르게 판단하고 적용하는건 어쩔 수 없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