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노는 게 아이에게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나는 어떻게 놀아줘야 할지 몰랐다.
처음 아이와 놀아줄 때는 어색했고, 그 과정에서 나오는 오글거리는 말투가 창피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놀아주려는 마음은 금세 한계를 느꼈다. 나 역시 쉽게 지쳤고, 이 태도가 아이에게도 금방 전달되었다.
생각을 조금 바꿔봤다. 나도 그냥 아이처럼 놀아보면 어떨까?
내가 진짜 재미있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함께 즐겨보는 거다.
몸을 움직이며 공놀이를 하거나 달리는 놀이들은 나도 즐기며 놀 수 있었다.
그리고 자주 놀이에 참여하다보니 아이와 노는 게 한결 자연스러워졌다.
'놀아주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함께 노는' 순간들 속에서 우리는 서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요즘은 아이가 놀이의 주도권을 쥐고, 나는 그녀가 만들어내는 이야기 속에서 환자가 되기도 하고 손님이 되기도 한다. 역시 처음엔 어색했지만, 몇 번 반복하니 나도 능숙하게 참여하게 되었다.
진심으로 아이와 놀았던 순간들은 결국 아이의 마음속 깊이 남아, 우리 사이의 유대감을 쌓아줄 것이다.
어쩌면 내가 아이처럼 노는 수준이 낮은 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상관 없다. 아이가 즐거워 하기 때문이다.
어색하더라도 진짜로 논다는 생각으로 임해보면 조금씩 나아지는 날이 올거다.
그러니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보자 “오늘은 뭐하고 놀까?”
신나서 달려오는 반짝이는 두 눈을 보며 함께 노는거다. 마음껏 신나게 말이다.
그러면 된다.
그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