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일까? 요즘 병원을 가면 왠지 모르게 의사들이 말도 안되는 진단을 내리는 경우를 느낀다. 어릴 때는 그런 느낌을 못 받았는데, 왜 나이 들어서 그런 느낌을 자주 받는 것일까 의문이다.
한번은 이런 경우가 있었다. 몇 년 전 왼쪽 옆구리에 이상한 피부병이 돋은 적이 있었다. 생긴 것으로 봐선 습진 비슷하게 보이기는 했지만 습진 연고를 발라도 그것은 없어지지 않았고, 조금씩 번지고 있었다. 그래서 난 동네 피부과를 찾았다.
동네 피부과 의사선생님은 나이가 많은 노의사였다. 그는 내 옆구리에 난 피부병을 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대형병원에 가서 조직검사를 해보세요."
자신은 원인을 모른다는 말이었다. 뭐 그럴 수도 있다. 근데 이 병원에서 황당한 건 이거였다.
"제가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피부에 발진 같은 것이 생기는데 그것과 상관없을까요?" 내가 물었다.
"그런 거랑 상관없어요."
"예를 들면, 스팸 같은 음식을 먹으면 손등 같은 데 붉게 뭐가 올라오는데요..."
"그런 얘긴 처음 듣는데, 스팸 먹는다고 이상이 생기지 않으니 조직 검사 해보세요."
노의사는 그렇게 내 말을 귀둥으로도 듣지도 않고 건성건성 진료를 마쳤다.
아무튼 그 후 나는 근처 아산병원으로 가서 피부조직 검사를 해보았다. 검사 후 결과가 나와 다시 아산병원을 찾았고, 대형병원 의사라는 사람은 내게 정말 기도 안 차는 얘길 내게 해주었는데, 그 말은 이랬다.
"조직검사 결과 환자님 피부병은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럼 제 옆구리에 난 건 왜 생긴 건가요?
"사람이란 태어났을 때부터 프로그래밍이 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시기가 되면 저절로 그런 피부병이 생기는 겁니다. 환자님 옆구리에 난 붉은 반점들도 지금 생겨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의사란 사람이 이런 말을 해대고 있다니 정말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는 자신의 말에 더욱 신빙성을 가하기 위해 구글에서 나와 비슷한 증상의 사진들을 보여주며 또다시 이렇게 말했다.
"지금 환자님의 증상은 여기 사진과 비슷하죠! 이 증상을 가진 사람들도 어느 순간이 되면 다 사라지게 되니 너무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냥 왜 이런 피부병이 생겼는지 원인도 모르면서 무슨 프로그래밍 따위를 운운하며 환자를 희롱하는 것인지, 그것도 명색이 대한민국 최고 대형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라는 사람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이렇다.
만약 그 의사 말대로라면 난 향후 어떤 병에 걸릴 것인지 알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한데, 그렇다는 건 내 육체에 어떤 프로그래밍이 되어 있는지만 알면 무병장수 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난 그 의사 머리에 꿀밤 한대를 쥐어박아주고 싶은 욕망이 들끓어올랐지만, 가까스로 참고 병원을 나왔다.
아무튼 지금 그 피부병은 없어졌다. 어떤 약을 먹어서도 아니다. 원인은 내가 먹고 있던 오메가3였다. 오메가3를 먹기 시작하면서부터 옆구리에 뭐가 생긴 것 같기에 이것을 안 먹어보았더니 점차 옆구리에 반점들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따라서 아산병원 그 개뼈다구 같던 의사의 말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해냈다.
의사의 헛소리는 이번만이 아니다. 또다른 경우로 무릎이 좋지 않던 나는 삼성병원에서 mri를 찍어보았다. 검사결과를 본 의사의 한마디가 정말 충격적이었다.
"검사결과 무릎에는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축구를 하거나 오랫동안 뛰면 무릎이 붓고 아픈데요."
"무릎이 아프시면 며칠 쉬었다가 다시 운동하세요!"
"......."
참 대단한 진료다. 동네꼬마도 할 수 있는 말을 대형병원 과장이라는 사람이 하고 있었다. 이 사람은 꿀밤 정도가 아니라 뺨을 한대 후려갈기고 싶었으나 역시나 참고 그냥 나왔다. 의사 말이 너무나 황당해서 더는 그와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
과연 나만 느끼는 것일까? 요즘 의사들은 너무 진료를 대충하는 것 같아서 신뢰가 가지 않는다. 과연 의사들에게도 어떤 소명의식이라는 것이 있기는 하는 것인지 물어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