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가 더 큰 분노를 낳는다
1. 감독/각본: 마틴 맥도나
2. 미주리주의 작은 마을 에빙, 밀드레드 헤이즈는 딸이 끔찍하게 살해당한 후 몇 달이 지나도 범인을 잡지 못하자, 마을 외곽의 오래된 빌보드 3개를 빌려 경찰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메시지를 게재.
-강간당해 죽은 앤젤라
-아직도 범인은 못 잡았나?
-왜지, 윌로비 서장?
3. 이 세 개의 빌보드로 벌어지는 이야기. 어린 딸을 잃은 밀드레드와 경찰 간의 갈등, 그리고 암투병 중인 서장의 자살 사건, 빌보드 방화와 경찰서 방화 등등 하나의 행동이 불어들인 파장으로 이야기의 범위가 점점 넓혀져 가는 것이 흥미로움.
4. 전작인 <킬러들의 도시>, <세븐 싸이코패스>와 결이 다른 이야기 방식. 일단 흥미를 불러일으킬 플롯 하나를 던지고 거기서부터 이야기를 번지게 하는 방법.
5. 감독이 어디서 글쓰기 수업을 받고 각성했나 싶을 정도로 서사 방식이 매우 흥미로워졌고, 이런 서사 방법은 이후 <이니셰린의 밴시>에서도 동일하게 쓰임.
6. 딸을 잃은 밀드레드의 분노는 애꿏은 경찰에게 향하고, 서장의 죽음에 대한 분노는 애꿏은 광고주에게 향함. 다시 말하면 분노의 방향이 잘못됨.
7. 영화는 가련한 엄마와 부정한 경찰의 대립구조처럼 보여지지만, 어쨌거나 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정의감 하나로 둘 사이의 분노가 다른 쪽으로 향하게 되는데, 딸을 죽인 범인은 아니지만 발각만 되지 않은 범죄자를 죽이러 가는 장면으로 영화가 끝남.
8. 영화는 딸을 잃은 엄마의 슬픔도 서장의 잃은 경찰의 슬픔도 아닌, 분노의 방향이 과연 올바른 쪽으로 향했는지 묻고 있는 듯함. 마치 불이 아무 곳이나 번지듯이.
9. 전작에 비해 영화의 분위기는 많이 차분해졌고, 의미없고 이상한 말들은 사라졌으며 주제에 대한 집중력을 잃지 않고 이야기를 이끌고 있음.
10. 아카데미 시상식(2018): 여우주연상(프란시스 맥도먼드), 남우조연상(샘 록웰) 수상
골든글로브 시상식(2018): 작품상(드라마),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각본상